존재한다는 것의 행복 - 장애를 가진 나의 아들에게
앙투안 갈랑 지음, 최정수 옮김 / 북하우스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내 아이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거나

혹은 태어난 이 후 장애를 갖게 되었다면

부모의 마음은 과연 어떨까요..

 

"존재한다는 것의 행복"은

태어나기 전 뇌에 가벼운 상처가 발견되었으나

태어난 이후 큰 문제 없이 자라는 것처럼 보이다가

갑자기 생후 10개월에 정상적인 성장이 멈추어 버린

아들 토마를 돌봐온 아버지가

80세가 다 되어 40세 생일을 얼마 앞둔 아들에게 쓴 편지입니다

 

편지는 아들에게 그저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이 글은 아버지 자신이 아들의 장애를 처음 알게된 이후부터

자신이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편지 속에서

아들의 장애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뇌와 아픔이 있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녀가 장애를 갖게 되면

부모는 어쩔 수 없이 죄책감을 갖게 되고

자녀의 장애를 쉽게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하는 것 같아요

토마의 아버지 역시 그러했습니다

자신이 소아과 의사였기 때문에

어쩌면 더더욱 아들의 장애에 대해 힘겨워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다른 아이들의 병을 치료해주는 의사이지만

정작 자신의 아이를 고칠 수 없다는 절망감.

10개월까지 정상적으로 성장해오며 반짝반짝 빛나던 아이가

장애로 인해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는 마음.

그러면서도 집착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아들에게 온관심을 집중하느라 도리어 더 힘겨워하는 모습.

그렇지만 편지가 점점 뒤로갈 수록

아버지는 아들의 장애를 인정하며

아들의 모습에 의연해지는 것을 보여줍니다

 

장애를 가진 아이를 돌본다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내 아이이기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고 아낀다고 하지만

그 장애 앞에서 그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도 많지요

토마의 아버지 역시 그러했고

그러한 자신의 마음에 더 힘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80이 다 되어간 아버지는

이제 자신과 아들의 삶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만약 이 책이

넌 장애가 있지만 아버지는 무조건 너를 사랑한단다.. 라는 이야기만 가득했다면

아무런 감동도 느끼지 못했을겁니다

그러나 아들에게 쓴 편지 속에는

마치 고해라도 하듯이

자신의 힘겨운 마음까지도 그대로 아들에게 보여주려고 했기때문에

도리어 그 힘겨움 속에서

아들에 대한 절절한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이 편지를 썼을 당시 토마는 40을 앞두었는데 지금은 46세가 되었답니다

아들과 함께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아버지는

여전히 그를 사랑할 것입니다

그가 떠난 뒤 남겨질 아들에 대해 걱정은 하지만

아들은 다시 새로운 상황에 적응할 것이며

남은 형제와 조카들이 그를 더 아껴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남은 세월동안 더이상 걱정없이 그를 사랑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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