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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룡경찰 ㅣ LL 시리즈
쓰키무라 료에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8월
평점 :
더운날 카페에서 기룡경찰을 읽었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네...
기룡경찰은 좋아하는 출판사인 황금가지에서 나온 소설인데, 책만 놓고 보면 황금가지 보다는 영상출판미디어나 디앤씨미디어, 북스피어 상대적으로 좀 더 가벼운 소설을 내는 출판사의 레이블에 어울리는 소설이다.
기룡경찰이 주는 느낌은 딱,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TVA 공각기동대(극장판이 아닌)나 PSYCHO-PASS 같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경찰들의 이야기다. 물론 그런 경찰물들이 다들 그렇듯이 조금 특별한 부서, 특수부의 이야기다.
어디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이,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후 일본의 경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이단아로 특수부가 창설된다. 하지만 지원도 빵빵하고, 배치 받으면 승진도바로 되는 얼핏들으면 무적의 드림팀 같은, 특수부는 기존 경찰 사회에서 고립된 섬이다.
더욱이 기존 경찰은 꿈도 못꾸던 차세대 신형 로봇이 배치 됐는데 파일럿들은 전부 외국인 출신(전직 용병, 테러리스트, 외국 경찰)이고, 부서의 대장도 경찰 출신이 아닌 외무부 출신 관료였으니...
특수부는 수직적이고 위계질서에 엄격한 기존 조직과 달리, 실력에 따라 프리스타일로 구성되었다. 다른 조직의 질시와 시기, 너무나도 다른 의사소통구조 때문에 협업은 커녕 방해만 안받으면 다행일 정도다.
아니 방해는 이미 충분히 받고 있다. 범죄자를 바로 앞에 둔 긴급상황임에도, 수사를 방해하는 조직 간의 갈등은 도대체 누가 적인지 의구심을 낳게한다. 결국은 이것이 복선이 되어버렸지만.
소설은 정말 정석적이면서 탄탄하다. 기갑병장(로봇)에 대한 디테일함 뿐만 아니라, 외국인 용병들의 과거나, 시대에 대한 묘사도 생동감이 있다. 일본 형사물에 자주 등장하던 캐리어 문제(한국으로 따지면 경찰대 라인)도 그렇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세계는 방대한 데 비해서 이 한권만 읽어서는 정말 도입만 읽었다는 느낌이다. 수도 없이 등장하는 캐릭터와 개성은 연작 시리즈물로 읽어야 제맛인데, 소설의 속편들이 아직 정발되지 않아서 아쉽다. 다음 권이 어서 나왔으면 좋겠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