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와 문학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사상선집
레이먼드 월리엄스 지음, 박만준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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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모든 단어에는 역사성이 숨겨져 있다. 그 역사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어를 쓰게 되면 분명 오류가 존재하게 된다. 이 책에서 레이먼드 윌리엄스는 단어 하나도 그냥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단어의 기원을 추적할 줄 아는 좋은 학자였다. 이 책을 읽어보면 문화나, 언어, 문학이나 이데올로기 등의 단어들에 대해 윌리엄스가 얼마나 열심히 기원을 추적해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윌리엄스 철학의 핵심은 '움직임'에 있다. 그는 마르크스의 프락시스, 즉 실천, 운동을 강조했다. 역사성, 운동성이 이 책 전체의 주제어이다. 윌리엄스는 텍스트를 볼 때에도 텍스트가 생성된 사회, 문화적 맥락에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대중문화에도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텍스트는 역사적인 것이다. 텍스트는 계속 변화한다. 작가의 의식 구조는 역사에 따라 변하고, 비평가의 눈 역시 변화한다. 그는 텍스트를 고립되고 자율적인 것으로 보려고 하는 것을 비판한다. 따라서 윌리엄스는 구조주의와 형식주의를 비판한다. 기호학은 공시적이다. 역사성은 배제되고 현상만 중요하게 생각된다. 이것은 텍스트가 고정되었다고 보는 정적 비평이 된다.

그는 또한 속류 막시즘을 비판한다. 속류 막시즘이 기호학과 정신분석을 받아들이면서 공시적으로 변했다고 평가한다. 운동성을 버렸다는 것이다. 윌리엄스는 막스로 돌아가자고 외친다. 그는 막스가 막스 주의자에 의해 오해되어 왔다고 보고, 원래 뜻으로 가보자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제시한 개념 중에 '감정 구조'라는 중요한 개념이 있다. 감정 구조는 감정의 시스템, 큰 틀이다. 이것은 김홍중 교수가 주장한 세계감과 비슷한 용어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윌리엄스의 감정 구조는 운동성을 가지고 있다. 감정 구조란 모든 사회현상을 아우를 수 있는 하나의 경향이다. 예를 들면, 문강형준은 '파국'을 이 시대의 감정 구조라 보았다. 윌리엄스가 제시한 감정 구조라는 단어는 이 시대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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