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이야기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9
핀 지음, 파파스 그림, 안인희 옮김 / 비룡소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다른 말로 굳이 복잡하게 설명하는 것은 오히려 작가에 대한 실례다.

그만큼 이 책은 쉽고 간결하며 직관적이다.

한편의 동화를 읽는가 싶으면 예상도 못했던 곳에서 굵직한 철학책이라도 접한 것 같은 깊고 신선한 진리를 맞닥뜨린다. 쉬운가 싶으면 정말로 어렵고, 어려운가 싶으면 머리에 앞서 이미 마음으로 전부 이해가 되어있다. 한권을 다 읽었는가 싶으면 어느새 한번더 찾게되고,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 방심할라치면 여기저기 뒤적이는 순간 그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진리를 또다시 깨닫게 된다.

가장 힘들 때 읽었던 책이기 때문이었을까.

안나와 핀의 대화는 그때의 내게 크나큰 위로였다.

신과 인간의 존재, 지향해야할 삶의 크나큰 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청소년 뿐만 아니라 나이 지긋한 어른이 읽어도 충분히 감동할만한 책이다.

물론, 작가인 핀의 간결하면서도 결코 쉽지 않은 선문답을 견뎌낼 용의가 있고,

일상적인 내용을 종교적인 내용으로 연관지을 수 있을만큼 충분히 사고가 열려있으며,

여기저기 감춰진 소소한 진리들에 대해 즐거운 마음으로 숨은그림찾기를 할 수 있는 동심을 갖춘 사람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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