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겁관 초연속 살인 사건 - 마녀는 X와 죽기로 했다
미나미 아소부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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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로 고립된 절벽 위의 저택. 마차를 타고 다니고 편지로 연락을 주고 받는, 19세기 후반의 영국. 그곳에서 벌어지는 밀실 살인 사건. 미스테리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고풍스러운 이 배경에 등장한 회귀의 마녀, 릴리주디스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추리 소설에 판타지 요소가 섞이면 독자의 흥미를 유발할 수도 있지만 이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잘 사용하면 재밌겠지만 자칫하면 추리의 설득력을 잃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를 잘 인식하고 있다. 이 소설 내에서 '마녀의 회귀' 외에는 판타지적 요소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음을 작중에서 몇 번이고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이 소설의 사건이 해결되려면 마녀의 회귀가 필수라는 점도 잘 설득하고 있다.


책을 펼친 첫 장부터 탐정 역의 인물이 추리쇼를 시작하는 시점까지, 사건을 해결할 단서는 차곡차곡 쌓인다. 마녀의 회귀는 단순히 이미 일어난 사건을 재생하여 다시보기를 제공하는 용도가 아니라 진상을 밝혀내는 추리에 있어서도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여기에 인물들의 대사와 행동, 건물의 구조, 날씨 등 단 한 줄의 서술도 허투루 놓쳐서는 안 된다. 차곡차곡 쌓인 단서들을 후반부에서 한꺼번에 아우르며 터뜨리는 추리 향연 앞에서 미스테리 애호가도 회귀물 마니아도 확실한 쾌감을 느끼리라 장담한다.


살인 사건에 쓰인 트릭의 친절한 설명에서도 기본을 잘 지키는 것이 느껴진다. 밀실 사건 특성상 건물의 구조, 방 내부 구조가 중요하고 살인에 쓰인 트릭을 설명할 때 독자를 이해시키기 어려울 수 있는데, 평면도를 적절히 사용하고 텍스트로도 충분한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다.


인물들도 잘 살피면서 읽는 것이 좋다. 장례식에 참여하기 위해 영겁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제각기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관계를 파악하고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이 책의 재미포인트 중 하나다. 특히 주인공 히스클리프와 마녀 릴리주디스의 관계가 중요하다. 히스클리프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마녀와의 약속, "내 눈을, 마지막까지 바라봐 줘." 의 의미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있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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