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쓸어 빗자루 꿈터 어린이 34
최혜진 지음, 정경아 그림 / 꿈터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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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단 앞 표지가 재미있다. 싹 쓸어 빗자루라는 제목에 맞게 씩씩해보이는 할머니가 츄리닝과 운동화 차림으로 싸리빗자루를 번쩍 들고 뽑내듯이 표지 한가운데에 서 계신다. 그 주위로 이야기를 상상케하는 여러 캐릭터들이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만약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다면 표지를 가지고도 한참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을 것 같다. 

  초등학교 근처에 사는 티나 할머니는 늘 집앞을 청소하는데도 또 쓰레받기로 쓰레기가 한가득 나온다며 속상해한다. 티나 할머니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에게 평범해 보이는 빗자루를 편지와 함께 받았다. 평소에 깔끔한 할머니를 생각해서 손수 만들어 놓셨나보다. 할머니는 언제나 그렇듯 청소를 한다. 단 이번에는 할아버지가 남겨주신 빗자루로 초등학교 근처길, 공원에서 청소를 한다. 앞 표지에서 봤던 인물들이 하나씩 등장하며 할머니와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할머니와 그들은 쓰레기 등으로 티격태격하며 말다툼을 하는데 그 일들이 우리도 얼마든지 생활속에서 겪을 수 있는 일이고 또 겪었던 일이라서 읽으면서 공감이 갔다.쓰레기를 버리면서 어차피 환경미화원이 청소할텐데라고 말하는 초등학생, 공원에서 개를 산책시키면서 개똥을 치우지 않고 나몰라라 하는 아가씨, 씹던 껌을 길에 거리낌없이 뱉어버리는 교복을 입은 예쁜 여학생, 마지막으로 티나할머니 집에 무단침입한 도둑아저씨. 이들에게 대항할 무기가 티나 할머니에게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남긴 빗자루, 바로 마법의 빗자루다. 이 빗자루는 쓰레기를 쓸어 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쓰레기가 원래 있을 곳으로 가도록 도와준다. 어떻게 도와주냐면 그건 책을 읽어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이 마법의 빗자루는 또한 쓰레기만 치워주는 것이 아니다. 쓰레기를 버린 인간들의 바르지 못한 마음과 태도도 싹 쓸어 버려준다. 그래서 싹쓸어 빗자루다. 

  처음에는 티나 할머니에 대한 인상이 좀 고약했다. 잔소리 많고 사람들과 수시로 다투는 그런 할머니인가 보다 생각했는데 사건 하나 하나를 읽으면서 바르고 고운 마음씨를 가진 환경을 사랑하는 깔끔쟁이 할머니였다.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없어진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사람들은 이에 많이 불편해하고 반대했지만 나는 대찬성이다. 쓰레기통이 있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쓰레기통이 꽉 차서 쓰레기가 밖으로 넘쳐흐르고 길거리나 풀숲 곳곳에도 많은 쓰레기가 있었다. 그에 비하면 쓰레기통이 없는 지금이 훨씬 깨끗하다. 지금도 쓰레기통을 왜 없앴어하며 불평하는 목소리를 듣는데 이는 쓰레기통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의 문제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처럼 치우는 사람 따로 있고, 남이 안 보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아직도 길에 쓰레기가 있는 것이다. 

그래도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 속의 티나할머니 같은 사람이 이 세상에 더 많을 것이라는 희망! 아직도 놀이터에, 공원에 정류장에 등에서 많은 쓰레기를 보지만 마음 속에 마법이 빗자루를 가진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서 언젠가는 모두가 살기좋은 쾌적한 세상이 될 거라고 생각해본다.

 이 책은 할머니의 따뜻하고 곧은 마음과 할아버지가 남겨주신 빗자루가 만나 사람들의 이기적인 마음까지도 깨끗이 싹~쓸어 버리는 이야기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나눌 이야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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