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으로 - 우리의 내면에서 무언가 말할 때
안희연 / 오후의소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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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_ 자기만의 방으로>

빈방은 이야기의 결말이 아니라 시작이야. 빈방을 갖게 된 후에야 비로소 태어나는 것들이 있어. - 서수연, 「자기만의 방으로」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했다. 방이 필요한 까닭은 빈방이 이야기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방으로부터 비롯된 여성 창작자 열 명의 이야기가 담긴 「자기만의 방으로」를 읽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부단히 쓰고 짓고 그리면서 조각난 자기를 이어붙이며 돌파한 시간에 대한 기록이자 마음 먹고 상상한 대로 어디든 누비고 유영하는 자기방 사용설명서 되시겠다.

이들의 방은 웅크리고 침잠하는 공간이 아니다. 마음껏 유영하며 상상하고 모험하는 공간,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실험실, 내 안에 있는 다른 나를 해방해 더 멀리 나아가고 언제든 다시 돌아오는 방이다.
우리는 모두 이미 충분한 ‘나’이므로 더이상 무엇이 되지 않아도 된다고 책은 위로한다. 동시에 자기만의 방에서 내 안의 다른 나를 꺼내 보라고, 쪼그라든 어깨를 펴고 마음껏 산책해보라고 재촉한다. 그러면 우리 내면에서 무언가가 이야기를 시작할 거라고.

책을 읽는 동안, 읽고 쓰는 것을 통해 내가 다다를 바다를 상상하고 그 바다에 이르게 할 나만의 자리에 대해 고민하면서 말하고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는 노트에 욕심껏 적었다. 나의 책 친구들, 취향 공동체와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눌 공간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거기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함께 공유하고 연대하는 공간이 생긴다면 거기에서 어떤 것들이 태어날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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