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할머니 대장 단비어린이 그림책 23
김인자 지음, 문보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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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할머니 대장

김인자 글/ 문보경 그림

 

 

내가 할머니를 좋아하고 할머니 앞에서는 대장이라는 말일까? 아니면 할머니가 나의 대장이라는 말일까? 제목을 여러번 읽으며, 어떤 대장일까 궁금했다. 방 한가운데 누워 환하게 웃고 있는 할머니와 손자의 모습에 나도 웃음이 지어진다. 표지 색상도 옛날 시골집을 연상하게 하는 느낌이라서 그런지 책을 펼치기도 전에 따뜻한 책이겠구나 하고 생각한다.

 

작가 김인자 선생님은 할머니에 대한 책을 이전에도 쓰셨다. 그때도 느낀 부분이지만 할머니와 추억이 많으신 분이것 같다. 본인의 추억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할머니에 대한 추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주신다. 그러면서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다. 거기에 문보경 선생님의 그림이 더해져서 따뜻함을 더해준다.

난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내가 태어났을 때에는 외할머니만 계셨고, 연세가 아주 많으셔서 함께하기가 쉽지 않았다. 멀리 살다보니, 명절에만 잠깐 보는 것이 다였다. 무언가를 함께한 기억은, 추억은 없다. 하지만 나를 바라보던 그 눈빛은 기억한다. 주름이 자글한 얼굴에 작은 눈. 그 눈이 보여주는 인자하고 따뜻함. 사랑을 가득담은 그 눈빛을 기억한다. 나는 할머니 대장이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며,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할머니 대장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이야기 속 손자와 할머니는 무엇을 하든 함께하며 똑같다. 운동을 할 때도, 심술을 부릴 때도, 텔레비전을 볼 때도, 군것질을 할 때에도 할머니와 손자는 똑같다. 약을 먹는 것이나, 겁이 많은 것도, 기다림을 함께 할 때도, 울고 넘어지고 자는 모습까지 할머니와 손자는 똑같다.

할머니와 손자 사이니까 같은 것이 아니라 할머니의 시선이 항상 손자에게 머물러 있으니 뭐든지 똑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랑하는 사이는 서로 닮아간다고 한다. 할머니와 손자도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하니 닮아가며 서로가 똑같다고 말하는 것이다. 손자를 보는 할머니의 얼굴에서, 편찮으신 할머니를 바라보는 손자의 얼굴에서 느낄 수 있다.

 

언제나 내 편인 우리 할머니.

할머니는 온 세상 아이들의 영원한 대장이다.”

작가의 말처럼 특별한 할머니만 손자손녀의 대장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할머니 모두가 온 세상 아이들의 영원한 대장이다. 할머니를 그리워하지만 않고 나도 세상 아이들의, 아니 나의 손자손녀에게라도 대장이 되는 그 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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