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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학 - 읽기의 무한에 관한 탐구
요시카와 고지로 지음, 조영렬 옮김 / 글항아리 / 2014년 4월
평점 :
요시카와 고지로의 책이라면 덮어 놓고 사서 본다.(교토여행 중에는 그의 흔적을 보고싶어 무작정 교토대를 헤맨적도 있다. 아무것도 못찾았지만서도...) 이번이 다섯권째 인것 같다. 논어, 두보, 한무제, 송시(사실 이책은 번역이...), 그리고 이번책, 독서의 학. 이전의 책에 비해 주제 자체가 쉽지않아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문학에 관심있는 독자(특히 한문학)라면 노력을 들일 가치가 있다. 논어도 그렇고 두보도, 좀 억지스러운 틀로 전체를 설명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으로 출발하지만 어느 순간 그의 논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심지어는 매료된다. 이번 책도, 현대비평이론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가 있다면, 그의 논리에 쉽게 수긍할 수는 없겠지만 상세한 사료를 들어 설명하는 그의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적어도 한문사료에 국한해서는 그의 말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본문에도 나오지만 두보시 전체를 해설하느라 말년에 그렇게 큰 공을 들였다는데, 그 책들을 어서 빨리 읽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번역자 분을 칭찬(감히?)하고 싶다. 저자와 역자, 편집자의 역할이 무엇이어야 할 것인가라는 논의가 있다면 반드시 참고되어야 할 번역서라 생각한다. 저자의 한문인용문을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어떤 번역본을 따라야 할지. 혹은 심지어 번역을 하지말아야 할지) 고심하여 역자주의 모범이라 할 만한 책이 나온 것 같다. 지곡서당 출신의 한문실력(단순히 많이 아는 문제가 아니라 학문에 대한 태도라는 면에서의 실력이라고 할까), 그 내공이 느껴지는 번역이었다. 감사드리며 또 다른 요시카와 고지로의 책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