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나나 - 2010 제18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박형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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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는 지난 선택들이 모이고 모여 현재의 자신을 만든 거라 믿어왔다. 하지만 과거의 옷가지를 만지작거리면서는 제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 선택할 수 없던 것들, 선택에서 배제했던 것들, 선택할 수 있는지 없는지조차 몰랐던 것 역시 자신의 육중한 일부임을 알았다."

 

우리 각자가 선택하지 않은, 아니 선택할 생각조차 하지 않은 것들 (그러니까 이 책에서는 매춘부들의 삶)마저도 역시 우리의 일부라는 것을 작가가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모두는 매춘부였다"라는 뒷표지의 카피가 괜히 나온 것은 아닌 듯하다. 자신들의 굴레를 끝내 벗어날 수 없었던 나나의 매춘부들에게 일종의 연민이 느껴지기도 했고, 또한 동시에 연민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기 자신도 모르게 벗어나지 못하는 굴레는 얹고 사는 것일지도 모르기 떄문이다. 그것을 부각시키기 위해 주인공 레오가 인물들의 전생을 보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드러낸 것 같다. 인생은 윤회하며 그 모든 삶들이 굴레가 되어 항상 함께 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 모습을 최하류의 삶의 모습으로 형상화함으로써 그 굴레의 무거움을 극대화 시킨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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