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동네 사람들 - 양해남 사진집
양해남 지음 / 연장통 / 2003년 11월
평점 :
*
"하하"
"호호"
"방그레"
"씨익"
웃음의 모양도 참 가지각색이다.
가장 보기 좋은 웃음은 어떤 것일까?
난 "하하하!" 하며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 걸 좋아한다.
상대방의 시원스런 웃음소리를 들을 때면 내 마음도 덩달아 후련해지는 듯한 느낌이 드니까 말이다.
*
내 고향은 '제천'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그리고 '정'이라는 인연으로 한 데 묶인 작은 마을.
이웃애가 넘치는 그곳에서 자란 난 혈연보다도 진한 사람간의 '정'이라는 것의 소중함을 배웠다.
처음 이 책을 보고 그리움을 느꼈다. '동네'라는 단어 때문일까?
아니면 사진 속에 담긴 그들의 인자한 웃음 때문일까.
마을회관 앞에서 벌어졌던 동네잔치의 광경이 얼핏 떠오른다.
잔치 때 마다 벌어졌던 사물놀이, 윷놀이, 그리고 맛난 먹거리들.
"하하하" 울려 퍼지던 사람들의 경쾌하고 즐거운 웃음소리.
그때가 그리워진다.
*
사람의 표정 중에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표정이 있다면 그건 단 한 가지 웃는 얼굴이다.
눈이 작으면 어떻고 주름이 자글자글하면 어떠랴.
초등 달처럼 부드럽게 휘는 눈 꼬리와 입 꼬리가 당겨지면 생기는 미세한 주름들
입을 양쪽으로 크게 벌리고 "하하 호호 !"
이 사진집 속에 등장하는 웃음도 사람에 따라 다양하다.
소년의 개궂은 웃음, 소녀의 수줍은 웃음, 일을 하면서도 지친 기색도 없이 활짝 웃는 어르신들.
다양한 웃음 꽃밭 속을 헤엄치다 보면 어느새 나도 빙그레 웃음 짓게 된다.
*
우리는 종종 아 어디에서 살고 싶다 혹은 어디로 이사 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한다.
하지만 소망하기 이전에 중요한 것은 자신이 현재 머무르고 있는 곳에 '정'을 붙이도록 노력하는 것 아닐까. 자신의 환경을 사랑하고 주변의 이웃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마음 가짐이야 말로 어디서 살든 간에 그곳을 사랑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인 것 같다.
이 사진집을 보며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불평하기 이전에 자신의 보금자리를 사랑하라. 그러면 불평, 불만투성이의 삶이 조금 더 환하게 빛나 보이게 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
사진속의 순박한 웃음을 짓는 그들, 그들의 정이 넘치는 삶, 구수한 사투리, 넘치는 인정.
그것은 욕심 없는 사람들의 삶의 미덕.
웃음은 긍정적인 생각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들의 사진과 다양한 웃음에 매치되는 짤막한 대화들이 너무나도 절묘하여 그 상황이 마치 영상처럼 머릿속에서 떠오른다.
짤막하지만 재치 있는 대화들, 읽기만 해도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그건 인위적이지 않은 그들의 자연스러운 표정들이 생생하게 담겨있기 때문이겠지.
소박한 마을 사람들의 따스한 웃음으로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사진집을 선물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