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이터스 세트 - 전3권
스콧 웨스터펠드 지음, 박주영.정지현 옮김 / 사피엔스21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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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드나이터스-스콧 웨스터펠드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꿈을 꾼 적이 있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 까지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는 꿈을 꾼 이후로 이런 능력이 실재 나에게 있다면 얼마나 끝내줄까 하며 상상해 보았다. 하지만 실재로 그런 능력이 존재한다 해도 모든 이들에게 이런 능력이 존재한다면 그건 어디서나 존재하는 그저 시시한 능력이 아닐까? 소수의 사람만이 가질 수 있어야 그것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바로 그런 특별한 능력을 소수의 이들만이 가지고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스콧 웨스터펠드 작가는 <어글리>시리즈를 통해 들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의 책을 읽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수의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이들 속에 좀 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소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항상 무심하게 넘겼던 자정의 시간 이후 한 시간 동안 모든 것이 정지해버린 비밀의 시간이 펼쳐진다는 이야기 배경에 이 책에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고, 특히나 이번 신간은 미국에서 드라마로도 만들어진다니 더욱 기대가 되었다.

빅스비의 한 고등학교에 제시카 데이라는 여학생이 전학을 온다. 그리고 그녀의 주변을 맴도는 특이한 아이들...보이는 자인 렉스, 마인드캐스터이며 까칠한 그녀 멜리사, 수학천재이며 터프한 그녀 데스, 하늘을 나는 자인 조너선, 그리고 무언가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시카고에서 전학온 제시카. 빅스비는 자정이 되면 한 시간 동안 모든 사람들과 사물들의 시간이 멈추며 오직 이 다섯 명 만이 정지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스스로를 미드나이터라 부른다. 막 전학 온 제시카는 그날 자정 갑자기 세상의 모든 것들이 정적에 휩싸이며 푸르게 물들자 깜짝 놀라며 창밖을 내다본다. 구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달과 허공에서 멈춰버린 빗방울들이 자아내는 환상적인 풍경에 감탄하며, 그녀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자신에게 자꾸만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선글라스를 낀 온통 검은 복장의 소녀 데스와 자신의 마음을 읽는 듯한 까칠한 소녀 멜리사 그리고 렉스라는 아이들. 그리고 그녀는 그날 자정 또다시 세상이 정적에 휩싸이며 푸른 빛깔들로 물든 모습을 보고 동생이 굳어있는 모습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모든 것이 멈추어버린 공간에서 절망에 빠진 그녀의 앞에 갑자기 나타난 검은 고양이...그녀는 그 고양이를 따라 나왔다가 그 것이 갑자기 괴물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끔찍한 꿈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그녀에게 나타난 네 명의 아이들...그들을 통해 이는 꿈이 아니며 그 괴물은 세상이 정지한 1시간 동안 사냥을 다니는 다클링이라는 자정의 괴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제시카는 자신이 전학 온 후부터 부쩍 습격이 잦아진 다클링들에 대항하기 위한 방법을 터득하고 그것이 '13'이라는 숫자와 관련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괴물들을 뜻하는 불길한 숫자 12와 이들이 싫어하는 성스러운 숫자 13...그리고 제시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끔찍한 일들...

1권에서는 미드나이터로서 자각한 제시카가 다른 미드나이터스들과 계속되는 괴물들의 공격에 대항하며 숨겨진 제시카의 능력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그리고 들어나는 제시카의 멋진 능력! 그리고 여기에 약간의 로맨스가 가미되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다. 2권에서는 본격적인 제시카의 활약과 함께 자정의 괴물들과 미드나이터들의 갈등은 극에 달하고 그 과정에서 숨겨진 미드나이터스와 빅스비의 역사와 비밀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한편 다클링들과 결탁하여 보는 자인 렉스를 납치해간 인간들 때문에 렉스는 하플링이 될 위기에 놓이고, 아이들은 렉스를 구하기 위해 사막으로 간다. 그리고 대망의 3권에서는 비밀의 시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한낮에도 검은 달이 떠오르는 등 여러 심상치 않은 사건들이 계속해서 벌어진다. 그리고 결국 다클링과 미드나이터들의 최후의 결전이 벌어지고 이들 중 한명에 의해 가까스로 빅스비는 원래의 세상을 되찾게 된다...하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이지만 그에 희생이 따르고 마는데...25시라는 매력적인 시간이 평온하고 아름답게만 보이던 것은 한 순간 뿐이었다.

이 정지된 시간에 움직일 수 있다는 이유하나만으로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면서도 안타까웠다. 툭하면 제시카를 방해하는 얄미운 여동생 베스, 그리고 미드나이터들을 만든 장본인인 마인드 캐스터 할머니 등 짜증나는 인물들과 읽으면서 좀처럼 이야기가 풀리지 않는 부분에선 답답하기도 하였지만, 스릴 넘치는 이야기 전개와 개성 있는 다섯 명의 미드나이터들 덕분에 끝까지 쉬지 않고 읽어나갈 수 있었다. 또한 열세글자로 된 십삼 성어의 단어와 우리주변에 널려있는 금속들이 무기가 된다는 소재가 신선하면서도 흥미로웠다. 그저 가상의 이야기일 뿐이지만 음모와 방해공작 속에 공포스럽고, 때론 스릴 넘치는 이야기를 읽어나가며 그들과 함께 펼쳐지는 25시의 세계를 상상해 볼 수 있었다. 

                                                                                    

                                                                                    2010. 02.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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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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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중학교에 이제 막 교사직을 그만두려는 한 여교사가 자신의 반 아이들에게 인사를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내 딸을 죽인 사람이 우리반에 있다"하고 말이다. 그렇게 이 사건에 대한 고백이 시작된다. 발명을 좋아하고 머리도 좋지만 정신적으로 삐뚫어진 A학생과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자신의 열등함을 다른사람 탓으로 돌리는 그릇된 성격의 B학생은 자신들의 담임의 딸을 골탕먹여주려 한다. 결과적으로 A는 처음부터 담임의 딸을 살인할 작정이었으나 B는 단순한 장난으로 받아들이고 일을 함께 벌였다. 그러나 막상 딸이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겁을먹은 B는 정신을 잃은 아이를 수영장에 빠뜨린다. 누가 이 아이를 숨지게 한 데 더 많은 책임을 가졌느냐 하는 건 따질게 못되었다. 결과적으론 두 사람 모두 돌이킬 수 없는 행위를 한 것이니...이 이야기는 궁극적으로 똑똑하지만 삐뚫어진 자만심으로 똘똘뭉친 학생A와 딸을 잃은 여교사의 대결...이 두 사람 사이에 여러 인물들이 엉키고 엉켜 결국을 종국을 맞는다. 결과적으론 여교사의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는 복수로 이야기가 끝나지만 어딘가 씁쓸한 구석이 있는건 어쩔 수가 없다. 학생A와 학생B, 그리고 이들에 의한 살인...법은 이들을 제대로 범법자 취급을 하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미숙하다고 해서 이들이 저지른 과오를 그냥 쉽게 넘겨버려야만 하는 것일까? 그렇다고 해서 A만이 본질적으로 잘못되었다고 할 수도 없다. 또한 A를 집단 따돌림하는 반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미성숙한 사춘기의 아이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깨달았다. 이것은 비단 이 학생 또래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이 인간으로 남기위해서는 이 보이지 않는 병폐들을 조금씩이 나마 개선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인간이란 절대 완벽한 존재라 할 수 없다. 의식을 가진 동물이지만 각기 다른 환경에 노출되면서 아동기와 사춘기를 지내는 사람들...사람의 각기 다른 개성이 자라온 주변 환경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 것이 사실인 만큼 이 사회에 범법자가 사라지지 않는 것도 비단 당연할 수 밖에 없는 현상인 것 같다... 아주 바람직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신적으로 문제을 초래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환경도 있기 마련이니까... 이런식으로 따지자면 이 고백속의 범법자 A만이 비정상적인 인간의 표본이라 할 수는 없다. 범법자A가 이런 건전하지 못한 의식을 갖게만든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 망가진B, 딸을 잃은 여교사, A의 살인당한 여자친구, 살인당한 B의 어머니 등등...이 이야기 속엔 결코 정상적이지만은 않은 여러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들은 정말 극단적으로 그려진 케이스일 뿐이지만... 사회속에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 마음의 한 구석에 이런 상처받고 억압된 자아를 가둬놓고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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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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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 군이 어떻게 생각하든, 와타나베 군의 인격은 어머니 이외의 인물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본인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이고, 범죄를 저지른 것도 다른 누구의 탓이 아닌 본인 탓입니다. 그래도 와타나베군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책임이 있다면, 자기욕구가 채워지지 않는다고 오래도록 어린아이에게 손찌검을 하면서 마음을 비우다 못해 욕구를 달성하자마자 한시적이고 무책임한 애정을 남기고 떠나버린 와타나베 군의 어머니 탓이 아닐까요?-2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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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미나토 카나에 지음, 김미령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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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미나토 카나에

 

 

            죄: 양심이나 도리에 벗어난 행위.

            속죄: 물건을 주거나 공을 세우는 따위로 지은 죄를 비겨 없앰.

 

 

미나토 카나에의 작품을 처음 만난 때는 2009년 12월, 2학년 가을학기 마지막 시험이 끝난 금요일 오후. 늘 시험이 끝나면 마음을 비우기 위해 서점에 들러 책을 몇 권 사는 것이 나만의 관례이다. 그날도 어김없이 바로 서점으로 향했다. 내가 사는 지역은 규모가 작은 소도시라 서점들도 대부분 규모가 작아 평일의 이른 오후에는 인적이 드물다. 그래서 잠시나마 시험에 대한 걱정을 잊고, 고요하고 평온한 분위기 속에 마음 놓고 책을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새로 나온 여러 신간들과 베스트셀러들이 기준 없이 뒤섞여 있는 책장 한 켠에 그 책이 꽂혀 있었다. 미나토 카나에의 <고백>, 처음 들어보는 낯선 일본작가의 소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그 책을 몇 장 읽어보곤 바로 구입한 후 집에 가자마자 피곤함도 잊고 쉼 없이 읽어나갔다. 독백문체와 어우러진 섬세한 심리묘사가 끝내주는 소설이었다. 인물 한명, 한명이 현실 속에 살아 숨 쉬는 듯 했다. 그리고 충격적인 스토리와 미성년자의 범죄와 딸을 잃은 여교사가 복수를 하기까지에 이르는 과정 속에서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는 정말 강렬했다. 후에 <고백>이 그녀의 첫 데뷔작이며, 우리나라에 출간된 그녀의 책이 <고백>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무척 아쉬웠었다. 그리고 그녀의 첫 작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약 한달 뒤, 그녀의 두 번째 신작이 나왔다는 기쁜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렇게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된 두 번째 작품 <속죄>, 붉은 꽃들로 아름답게 수 놓여 왠지 모르게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표지에 벌써부터 기대가 되었다. 이번 작품 역시 한명, 한명의 독백 문체로 진행되었다. 사건의 배경은 공기좋은 한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다. 이 마을의 초등학교에 에미리라는 예쁜 소녀가 전학을 온다. 세련된 옷차림의 어여쁜 부잣집 아가씨 에미리는 모든 아이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지만 폐쇄적인 마을의 분위기 속에 그녀와 그녀의 가족은 부러움의 대상이며 동시에 질투의 대상이 되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핵심 인물은 에미리의 엄마, 에미리, 그리고 그녀와 마지막에 함께 어울려 놀았으며 그녀의 죽음을 목격한 동급생 사에, 마키, 유카, 아키코. 그 작은 마을에서 그들을 둘러싸고 두 가지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다. 첫 번째 사건은 마을의 축제가 열리던 밤, 사에의 집을 포함한 다섯 가구의 프랑스 인형이 사라진 것. 두 번째 사건은 이 소설 속 핵심 인물들의 속죄의 발단이 된다. 어린 그녀들의 앞에 나타난 낯선 남자, 그리고 에미리의 죽음. 에미리가 죽은 지 3년 후 그녀의 어머니가 목격자인 네 명의 아이들에게 홧김에 던진 말 한마디가 훗날 속죄의 연쇄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속죄>는 독백 문체와 어우러진 인물들의 불안정하고도 위태로운 심리변화를 섬세하게 그리며  충격적인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준다. 말 그대로 충격적인 사건으로 시작해서 충격적인 결말로 끝나는 이 소설은 흥미로우면서도 이 이야기 속에서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는 절대 가볍지 않다.

 

 

불완전한 인간끼리 살아가기 위해서는 불완전함을 덮어버릴 정도의 우스꽝스러운 의식이 필요한 법이다. p.56

 

 

이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인간이 얼마나 자기중심적 체계를 가진 동물인지, 얼마나 망가지기 쉬운 존재이며, 불안정한 존재인지를 말해준다. 어린 그녀들에게 에미리의 어머니인 아사코의 말 한마디는 그녀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에미리의 죽음에 그리고 기억나지 않는 범인에 대해 자격지심을 갖게 만들었고, 결국 어떤 일들을 계기로 차례대로 ‘속죄’라는 이름아래 ‘죄’의 연쇄가 일어난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범인의 정체.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범인을 찾아내. 아니면 내가 납득할 수 있도록 속죄를 하라고. 그러지 않으면 난 너희들에게 복수할 거야.”

 

 

그냥 넘겨버릴 수도 있는 그 한마디가 어떻게 그녀들에게 그렇게 큰 트라우마로 남게 된 것일까? 에미리의 어머니 아사코, 에미리를 죽인 범인, 그리고 네명의 목격자 사에, 마키, 유카, 아키코. 그들은 왜 극단적인 결말로 치달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이들이 한 행동은 죄인가, 속죄인가? 이들 중 진짜 죄인은 누구인가?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결국 독자들의 몫인 것 같다.

 

 

 

                                                                 2010. 0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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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동물을 찾아서 - 끝나지 않은 환상의 스토리
조엘 레비 지음, 조진경 옮김 / 북플래너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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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비동물을 찾아서-조엘 레비

중학교 시절, 국어 선생님이 내주셨던 과제는 대부분이 중학생 필독서를 읽고 독후감 쓰기였다. 그리고 방학을 앞둔 방학식날 나눠주는 프린트물에 적혀있던 과제인 독후감 쓰기 역시 중학생 필독서를 읽고 쓸 것. 그 시절엔 학교와 관련된 공부나 과제들은 그저 해야만하는 의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있던 나에게 독서라는 것은 그저 학교공부의 연장선으로 다가왔다. 그런 나에게 독서라는 것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 준 것이 바로 해리포터 시리즈이다. 판타지라는 장르에 무지했던 나에게 해리포터 시리즈는 낯설고도 묘한 매력으로 나를 이끌어 심지어 해리포터와 관련된 카페에 모조리 가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를 시작으로 심하게 판타지 중독되어 버린 나는 부모님 몰래 대여점에서 판타지 책들을 빌려 읽기까지 하였다. 물론 얼마 못가 부모님께 들키는 바람에 된통 혼나고 나선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 이런 책들을 사거나 빌리는 것은 꿈도 못 꾸었지만, 그 시절 몰래 읽었던 그 책들 덕분인지 책에도 다양한 장르가 있다는 것을 안 이후론 독서라는 것에 대한 강박관념도 많이 사라졌다. 대학생이라는 신분이 되고 부터는 어느 정도 부모님의 제약에서 벗어나 용돈을 아껴가며 책을 사 모으기 시작했는데, 가장 먼저 모으기 시작한 것은 학창시절 나를 신비의 세계로 이끌었던 해리포터 시리즈였다. 그 이후로 나니아 연대기, 나폴레옹 전쟁 시대에 용을 접목시켜 탄생한 나오미 노빅의 테메레르 시리즈, 뱀파이어라는 매력적인 존재를 어필한 트와일라잇 시리즈 등 여러 판타지 소설을 읽어보았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 신비한 동물들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옥의 파수꾼이라는 커다른 개 형상을 한 케로베로스, 전설 속에서나 들어보았던 용, 뱀파이어, 불사조 등. 그러한 소설이나 영화속에서 현실속의 동물에게선 볼 수 없는 특이한 외형이나, 신비한 능력, 습성 등 그들의 존재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인터넷을 뒤져보았으나 어느 하나 제대로 그들에 대해 정의해 놓은 자료도 없거니와 간신히 찾은 자료들도 믿을만한 정보가 못되었다. 또한 다양한 신비 동물을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했으나 아는 것이 없다보니 그들의 생김새가 왜 저렇고, 왜 저런 이름을 누가 지어준 것일까 하는 의문만 커져갈 뿐이었다. 그런 나에게 이 모든 의문과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이 책의 출간은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신비동물학회라는 가상의 학회를 만들어 책을 좀 더 사실적이고, 가치 있게 만들어 나갔다. 저자는 신비 동물들을 곤충류, 연체동물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 교배종, 반인반수 및 호미니드의 7개 단락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존재하는 동물이 아니기에 그들의 존재를 입증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를 찾기 어려움에도 저자는 현장수집자료, 사진, 목격담, 신문스크랩, 스케치, 소문, 전설, 신화 등 모든 자료를 직접 발로 뛰고 수집하여 이 책을 쓰기위한 준비를 해나갔다. 이 책 한권을 만들기 위해 저자는 엄청난 준비기간을 거쳐야 했을 것이다. 그렇게 탄생하게 되어 우리나라에도 출간된 이 책은 일반 책의 약 1.5배 정도 되는 크기와 그 속은 컬러풀한 자료들로 구성되어 그냥 겉보기에도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잘 만들어진 책이다. 큼직한 글씨와 흥미로운 표제에 처음엔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나온 건가 보다~했는데, 첫 페이지를 펼친 순간 눈에 들어오는 전문용어들과 논리적인 설명들은 이런 나의 생각을 단숨에 뒤바꿔 놓았다. 흥미위주의 소설에 가상의 존재들이라 그저 만들어진 가벼운 백과사전 정도라 생각했건만, 결코 가벼이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신비동물학’이라는 학문이 실제 대학에 개설된다면 이 책을 교재로 사용해도 되겠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전문적이고, 논리적이며,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분류하여 이들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다. 실로 믿음이 갈 수 밖에 없는 전개였다.

내가 익히 알아온 친숙한 동물들도 자료들을 읽어보고 나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사실도 있었고, 알지 못했던 그들의 수명이나 사는 곳, 성격, 특징 등을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또한 처음 보는 신비한 동물들의 존재에 대해서도 하나씩 알아가며 가상 속에서만 존재하여 멀게만 느껴졌던 그들이 좀 더 가깝게 느껴졌다. 자, 나는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 저자가 엄선해서 정리한 70마리의 신비한 동물들을 다시 한 번 만나볼 준비가 되었다. 앞으로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다시 만나게 될 그들의 존재를 알게 되었기에 좀 더 흥미롭게 스토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동물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나도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을 떠나고 싶을 정도이다. 또한 이 책이 학술적이고, 과학적으로 설명되어 있다고 해서 읽는데 지루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신비한 능력이나 재밌는 일화들에 대해 함께 기술하고 있어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도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2010. 0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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