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거대한 것들의 과학 - 생명의 역사를 읽는 넓고 깊은 시선
김홍표 지음 / 궁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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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물이 추는 춤>


'봄은 가을이 될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저절로 되지 않는다. 봄은 준비해야만 온다.'


신문에 연재된 과학 칼럼을 모은 결과물이다. 

태생상 시의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현 시점에서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읽힐만한 글이 담겨있다. 


문장이 단정하고 서술이 구체적이라 읽고 나면

남는 것이 많아 과학 분야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이나 관심있는 성인 모두 포만감으로 흡족해할만 하다. 


세포, 수명, 선지, 방광, 귀지, 지문, 치아, 코딱지, 점, 

단풍, 도토리에서 바이러스와 기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 흥미롭게 읽은 대목


1) 남녀의 간


1.5킬로그램에 불과한 간에 담긴 유전자는 여성과 남성에서

72퍼센트가 다르게 발현된다고 한다. 주로 면역과 독성물질

대사와 관련된 유전자가 여성의 간에서 특별히 더 활성화된다.

여성의 간은 생식과 대사 기능 사이에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필요한 조치를 다한다. 간에서 벌어지는 물질 대사의 정치함은

남성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인류가) 먹고 살며 후대를 계승하는

일에 남성은 여성에게 커다란 생물학적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2) 밤보단 낮


우리가 먹는 일은 수십조개에 달하는 세포 하나하나를 배불리 먹이는 

일이다. 하지만 빛이 없는 시간은 음식물의 소화나 저장과 관련된 

유전자 스위치가 꺼지는 시간이다. 낮에 입은 상처가 밤에 다친 상처보다 

더 빨리 회복된다는 말도 있다. 우리는 지금 너무 많은 음식을 빛이 

없는 시간에 먹는다. 야식의 즐거움을 포기할 순 없지만,  

'걸터앉은 나뭇가지를 써걱써걱 톱질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진 말자.' 


3) 우리는 왜 기침을 하는가? 


일부 진화생물학자들은 우리 인간의 몸에 침입한 바이러스나 

세균이 자신이 살아갈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숙주를 조종하여 

기침을 하게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4) 드라큘라의 병명 


의학사가들은 드라큘라가 포르피린증이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의인화한 것 아니겠냐고 추정한다. 포르피린증은 인간의 몸에

포르피린이라는 물질이 많아서 생기는 증세를 칭하는 의학 용어다.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기 때문에 햇빛을 싫어하고 빈혈이 심한데다

잇몸이 점차 줄어들면서 이가 길어진다. 어라? 드라큘라 외모가 떠오른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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