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날개옷
현정원 지음 / 에세이스트사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처음에 이 책을 받았을 때 책 느낌이 너무 좋았다 양장본으로 깨끗한 하얀색 표지에다 차르르 훝어보며 책장을 넘겨보니 글자간격도 맘에 들었고 아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구나 하는 생각에 얼른 책장을 넘기면서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 있는 김재연 교수의 추천사부터 어찌나 정감이 가도록 구구절절 써 놓았는지 점점 기대가 되었다 사실 수필이나 에세이는 많이 접해보지 않아서 첨에 읽을땐 약간 맹숭한 느낌이랄까? 그냥 뭐야 일기같은 건가? 소설같은 흥미진진함도 없고 일정한 스토리도 없는 것이 감동도 없고 게다가 이야기가 딱딱 끊어지니까 몰입도 안되고 .......그런데 계속 읽다보니까 어 이 아줌마 참 재밌는 사람이네 하는 생각이 들면서 어떻게 이런걸 보고 이런 생각을.... 이런 상황에서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꾸만 책장이 넘어갔다

 

그중에 제일 좋았던 것은 책의 제목이 된 에세이 엄마의 날개옷이었다 다른 글들 보다 조금 더 분량이 많이 할애된 탓일까 마치 짧은 단편소설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죽을려고 하면 고운 한복으로 갈아입혀 달라고 딸들에게 미리 부탁을 하는 낙관주의 엄마는 찾아보기 힘든 캐릭터인데다 그런 엄마를 바라보는 딸의 시선이 냉냉하면서도 정감있고 따뜻했기 때문이다 나도 읽으면서 우리 엄마랑 많이 부딪치는데 다들 그런가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위로받는 느낌도 들었다

 

치매를 앓는 아버지와 함께 사는 엄마... 아마도 낙천적이지 않으면 4남매 대학을 다 보내지도 못했을 것이고 그 힘겨운 삶을 견뎌내지도 못했을 것이라는 부분이 참 와닿았다 엄마랑 반대의 성격이라 비싼 옷을 사주거나 비싼 음식을 사줄때도 맘 편히 먹지 못했다는 작가의 심정이 너무 이해가 갔지만 나도 엄마인지라 자식들에게 그렇게라도 베풀어주고픈 엄마의 심정도 완전 공감이 갔다

 

책을 다 읽고나서는 아 에세이도 이런 재미가 있구나 소소한 일상이 다 글감이 되고 날씨와 꿈 그림, 가족, 삶의 모든 것이 다 소재가 되고 재밌는 에세이가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만큼 따뜻해서 그 마음이 다 글로 전해지는 것이 아닐까?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재밌는 발상을 하는 멋진 이 작가님의 다른 책도 궁금해졌다 이제 에세이를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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