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함브라 1 59클래식Book
워싱턴 어빙 지음, 정지인 옮김 / 더스타일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 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 ]

기형도 시인의 시처럼 마음만 무지개 너머를 달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음습한 잿빛 자작나무 아래로 바람을 타고 덤불이 날리던 아버지의 장례식을 지켜보던 어린 지바고의 표정을, 강렬한 지중해의 태양을 이글거리던 눈으로 응시하던 리플리의 눈빛을, 아직도 회한처럼 술한잔 뒤의 잔영으로 불쑥불쑥 떠올리는 것을 보면 그래도 한줌의 청춘이 마음 어딘가에 남아 있나 봅니다. 남들이 어여쁜 여학생을 만날까 하는 기대감에 신학기의 미팅에 열을 올릴 무렵 닥터 지바고와 기형도의 시집을 성경처럼 끼고 다니던 우울한 남학생의 가슴에 나의 청춘 마리안느처럼 위안을 주던 책들이 있었습니다. 윤후명의 알함브라궁의 추억도 그런 책이었는데 우연히 워싱턴 어빙의 알함브라 라는 책을 알게되었습니다. 슬
리피할로우의 작가인 그가 알함브라 궁에 머무르면서 썼다고 하는 이 책은 한 때 그라나다 지역을 지배했던 무어인들의 찬란한 문화의 정수 알함브라궁을 회상하며 이국적이고도 아름다운 전설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어느 다리에서
Recuredos de alhambra 를 연주하는 스페인 여인의 기타소리를 상상하며 책을 읽었습니다. 어느 묘지에도 남아있지 않은 알함브라 궁을 지배했던 그 무어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나의 청춘 마리안느는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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