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로 상경한 뒤 재회한 소꿉친구가 계락을 부려 여주를 손에 넣는 현대판 하라구로물인가 했는데 놀랍게도 TL장르에선 볼 수 없는 산업스파이물 이었습니다;; TL에서 이렇게 치밀한 스토리를 볼 줄이야...!일단 소꿉친구물이란 데서 이건 진리라고...ㅋㅋ 어디에나 나오는 잘난 넘사벽 남주인가 싶으면서도 여주로 인해 번민하고 실수하고 흐트러지는 남주라 좋았고 남주에게 투쟁심을 느끼면서도 남주를 원하는 여주가 서로 엇갈리면서도 서로를 포기하지않아 결국 해피엔딩을 맞죠 일러는 굉장히 예쁜데 씬묘사가 없다보니 좀 아쉽긴 하지만... 내용도 알차고 고구마도 두사람의 신분차나 배경차로 인한 현실적인 거라 막힘없이 잘 읽었어요
일본 로맨스 장르를 좋아하는 이유중 하나는 꼭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부잣집 남정네를 만나 호화로운 선물을 받으며 공주처럼 대접 받는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서 입니다. 같은 회사원, 더불어 실적이 좋다거나 분야의 톱을 달리는 유능함 등 능력위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남주가 현실적이라 좋은 것도 있죠. 비현실적인 로맨스보다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로맨스가 더 멋지지 않나 싶은 개인 사심도 있고요ㅎㅎ시작부터 남몰래 동경을 품고있던 직장 동료에게 잔인하리만치 매몰차게 거절당한 유키나가 소꿉친구인 타쿠미와 재회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수수한 차림새로 인해 거절당했나 자기외모에 대해 위축되는 유키나를 타쿠미는 사회인이 되기까지 노력한 모습이라며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긍정해줍니다. 그치만 역시 여자로써 지나치게 수수한 모습인지라 유키나는 타쿠미가 다니는 화장품 회사 기획으로 점점 메이크업이나 패션에 대해 알아가면서 변하게 되죠. 그리고 계략을 숨기고 유키나를 상냥하게 휘두른(응?) 타쿠미와 해피엔딩~뭐 간략하게 말하면 이런 흔한 스토리긴 하지만 사람을 외모로만 판단하고 자기 편할대로 사람의 호의를 이용하는 어디에나 있을법한 인간상의 서브남이 보여준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선입견이 씁쓸하기도 했고, 노력하는 모습도 치장으로 바뀌어가는 모습도 모두 긍정하고 좋아해주는 타쿠미의 상냥하고 다정한 시선이나 수수한 자기 모습을 바꾸며 자신감을 찾아가고 예뻐진 모습으로 좋아하는 사람의 앞에 서고 싶지만 자신의 스타일 변화에 머뭇거리는 유키나에게 이입도 하고 그랬네요ㅋ탈코르셋이니 뭐니하며 꾸미는 것을 거부하겠다는 분들이 있다보니 이걸 읽으면서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꾸민다고 해서 내 모습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고 꾸미지 않는다고 해서 그 모습을 부정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사람이 자신을 소중하게 가꾸고 싶단 마음이고 어떤 모습이라도 자신에게 있어 그 사람 본질이 변하진 않는다는 유키나와 타쿠미 두 사람의 모습이 그래서 더 귀엽고 흐뭇했던 건지도 모르겠네요ㅋ
하즈키 에리카 이분 건 언제라도 씬도 강렬하고 스토리도 나름 괜찮아서 만족스러웠는데 이번 건...유폐되어 숨겨진 채 자란 쌍둥이 공주 중 한명인 여주와, 선왕의 총비소생으로 정비소생인 현왕의 질투와 시기를 받는 배다른 왕제가 남주죠. 남주가 어릴 적 병사로 여주의 나라에 포로로 붙잡혔을 때 만난 연으로 둘이 재회하고 왕권에 얽힌 권력다툼으로 인해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는 등 어딘가에서 힌번쯤은 보았을 스토리 였습니다. 너무 흔하고 쉽게 유추가 가능한 스토리라 좀 김샌 감이 없잖았어요ㅠ 그래도 언제라도 씬은 맛깔나게 쓰는 하즈키 에로요괴였지만... 삽화가 정말 최악이에요 표지로도 이미 좀 선이 부족하게 그려진 감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내지로 들어가니 컬러 입혔다고 삽화가 더 성의가 없게 그려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케가미 사쿄 이분 그림체 정말 안 좋아하지만... 호불호를 떠나서도 이번 삽화는 정말 질색하고 싶을만큼 별로네요 삽화를 보면 정말 몰입감이 떨어진다 싶을 정도였어요 TL에서 삽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달았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