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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의 외딴섬 여행 ㅣ 무민 그림동화 14
토베 얀손 글.그림, 이지영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가족애를 소재로 한 동화들은 많다.
하지만 '무민의 외딴섬 여행'은 새롭다.
가정이 해체되어가는 무서운 현실.
아빠는 가장의 무거운 어깨 짊어지고, 상사에 치이고 후배에게 압박받으며 더러운 회사생활이지만 가족들 먹여 살리느라, 책상서랍 속 사직서는 만지작 거리기만 하고-
엄마는 해도해도 줄지않는 집안일에 애들 교육문제, 친정부모에 시댁 대소사 까지
하루의 휴가가없어 숨통이 막히고-
아들 딸은 답도없는 학교생활, 등수대로 줄 세우는 사회가 보기만해도 진절머리난다.
대화는 줄고, 서로바빠 즐거울 시간은 적고,
서로의 스트레스를 집안에 풀어 놓지않기위해 술집으로 친구에게로, 서로 다른 곳을 찾아나선다.
글로 풀어놓고보면 끔찍하지만,
부러운 가정이란 실상 근처에 찾아보기 힘든게 사실이다.
무민가족은 여행 떠나
폭풍우가 불고 배가 사라지면서 무인도에 갇히는 상황에서도
누군가를 질책하거나 책임을 물으려하지않았다.
서로의 의견을 내고, 소중한 것들을 포기해 가면서
탈출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매진할 뿐,
그러니 비로소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와서도
지난 여행이 끔찍한 기억이 아니라,
폭풍쯤은 겁나지않게 만들어 준 좋은 추억이될 수 있었던 것이다.
꼬집어 말하지않아도
가족애에서 가장 근간이되는건 서로에 대한 아낌없는 신뢰일 것이다.
오늘도 난 아이를 위해 준비한 책 한 권에서
나도 돌아보고, 내 인생도 돌아보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