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캔 의족 - 정지윤 시집 책만드는집 시인선 163
정지윤 지음 / 책만드는집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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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캔 의족

 

시리아 난민캠프, 8살 소녀 메르히는

참치캔 의족을 달고 해변을 걷는다

 

날이 선 지느러미를 단

파도들이 밀려온다

 

가만히 멈춰선 채 섬이 된 소녀는

몰려다니는 물고기의 행로를 되새긴다

 

해체된 참치캔들이

떠다니는 바닷가

 

의족이 걸어가는 발자국 쓰라리다

파도에 다리들이 휩쓸려 오는 난민캠프

 

멈춰 선 소녀는 끝내

웃지도 울지도 않는다

 

 

날이 선 지느러미를 단 파도들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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