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의 동물원 - 인간의 실수와 오해가 빚어낸 동물학의 역사
루시 쿡 지음, 조은영 옮김 / 곰출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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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나 징후, 생물의 모습을 보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이 주변에서 척척박사나 식자층으로 추앙받는 위치라면 말이다.

종교인은 신의 섭리와 자애, 교훈을 이야기할것이고 과학자는 새롭게 분류를 시도하던가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 정의내릴 것이다. 요지는 자신이 알고있던 범위의 지식과 정보를 통해 이해하고 납득을 하려 시도한다는 점인데 이는 설명자의 "권위"를 덧입고 지혜와 진리로 표백되어 회자되며 되먹임된다. 사실과 다를지라도 말이다.



어느 왕의 취미거리이거나, 권력자의 자기과시 목적에서나 그렇지 않으면 국가간 외교의 첨병과 상징물로 쓰이더라도 공통적으로 모두 "인간의 시각"에서 이뤄진 결과다. 인간의 편협한 정보에 따른 인지편향과 인간중심의 사고는 동물의 생활과 모습 행동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결과로 귀결하게 된다.



뒤뚱거리며 귀여운 모습을 보여 인기가 많은 펭귄이 사실은 입에 올리기 어려운 범죄?를 서스름 없이 행동하는 색정마라는가, 반대로 혐오와 악마의 표상인 박쥐가 사실은 90%이상 과일과 작은 곤충을 먹고 해충을 조절하는 생태계의 조정자 역할을 하는 점이라는 것은 기존의 틀을 깨고 벗어난 동물의 단편을 보여준다.

(코로나의 숙주가 된 점은 차치하고라도. 어차피 중국서 재가공된 바이러스니까 박쥐를 욕하기엔 어폐가 있다)

특히 재미난 점은 남미 마약왕의 취향으로 키워진 하마가 천적이 없고 살기 좋은 환경에서 급격히 번식하며 생태계의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점과, 침팬지 무리가 폭풍우를 치는 숲에서 무리지어 천천히 춤을 춘다는 점(마치 아바타처럼!)에서 침팬지가 경외의 감정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무언가를 경외하는 침팬지라니. 인간과 갈라지기 이전 공통 조상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저자는 이런 사고가 인간에게도 동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경고하지만, 경쾌한 문장과 기이한 삽화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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