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도 수학처럼 답이 있다면 -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수학 모델 12
하마다 히로시 지음, 안동현 옮김 / 프리렉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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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 시절 때에는 수학이 싫었다. 다른 과목들은 노력한만큼 이해도 잘 되고 성적도 무난히 나왔던 반면, 수학만은 유독 아무리 시간과 고생을 투자해도 이해가 안 되며, 문제만 풀면 언제나 나에게 좌절감을 안겨 주었다. 다른 과목들은 개념만 이해해도 문제를 쓱 보면 답이 저절로 보였는데, 수학은 끈끈대는 계산을 하지 않고서야 답에 대한 추론조차 할 수 없었고, 그 계산조차 실수하기 일쑤였으니, 평균 점수를 늘 끌어내리는 수학을 좋아할 리가 없었다. 그렇게 중학교 고등학교의 세월을 보내고, 고생 끝에 그나마 수학에 대해서 약간이나마 눈을 띈 것 같았으나, 곧 졸업하여 이제는 수학을 다시 붙잡을 상황은 영영 오지 않았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긍정적인 예상"은 언제나 빗나간 듯, 학업과 삶의 곳곳에서 곧 ​다시 수학을 직/간접적으로 만나야만 했다. 학부 통계 수업이 그랬고, 대학원 논문 쓸 때가 그랬고, 사회 나와서 직장 다니면서도 설문이니 뭐니 할 때마다 수학적인 사고를 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떄마다 열심히 공부하기를 다짐하고 나름 수학을 꼭 제대로 알야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역시 타고난 부분은 어쩔 수 없는 듯, 여전히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항상 답답하고 헤메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바로, 수학에 대한 인식이 학창 시절 때와 많이 달라졌다는 한 가지 점이었다. 사회 경험이 쌓이고 수리적인 개념을 알아갈수록, 수학 내지 통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 어쩌면 가장 중요한 그 한 가지 요소에 해당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강하게 들어왔다. 이는 세간의 풍파를 겪을수록 인간 세상의 불확실성과 모호함에 갈수록 질려버렸기 때문에 더욱 나타나는 현상일 수도 있으리라. 인생과 달리 난해하지만 항상 논리적인 답을 알려주는 수학이 점점 좋아졌고, 항상 견강부회가 아닌 차가운 진실을 알려주는 수학에 대한 신뢰가 갈수록 높아졌다. 그러던 참에 "인생에도 수학처럼 답이 있다면"라는 책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운이 좋았고,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수학의 간결함과 논리성을 느낄 수 있어서 유익했다.

  이 책은 결코 쉬운 책이 아니다. 만화 인물이 등장하지만 스토리와 대화의 비중이 적고, 대부분의 분량은 사실상 논리적인 수학 설명(심지어 수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인처럼 수학적인 내공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읽는 데에 솔직히 힘이 들 수가 있다. 대중의 주목을 끌고 많이 팔 수 있는 베스트셀러나 스터디셀러는 결코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갈수록 보기 힘든 소장 가치가 있고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볼 수 있는 학문적인 책을 보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읽을거리가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잘하지는 못해도 중요한 일에 한 번씩은 매달리고 싶으, 비록 수학적인 재능이 없어도 이 책에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이미 상투적인 표현이 되어버렸지만, 바야흐로 4차산업혁명, AI의 시대이다. 이제는 정말 세상은 수리적인 원리로 만든 시스템 그 자체가 되어버렸고, 수학적 지식은 곧 이 세상을 지배하는 지식이 되어버렸다. 예전과 다른 세상에서 생존해 나가면서도 가장 고전적인 가치를 고민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3줄 요약-

수학적 소질이 없으면 수학은 항상 어려울 수밖에 없고,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수학이 쉬워지진 않을 거다.

수학에 소질이 없어도 그 중요성을 알고 배우려는 의지가 있으면 이 책을 추천한다.

수학의 논리성, 간결성, 그리고 인생은 그렇지 못하지만 수학이 줄 수 있는 답을 탐구하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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