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제주 돌집 - 바람이 위로하고 달빛이 치유하는
브렌다 백 선우 지음, 최소영 옮김 / 서울셀렉션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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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는 한풀 꺾이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제주도는 살고 싶은 로망이 가득한 곳이다. 바다와 산과 맑은 공기로 가득한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 그런 제주의 매력에 개방된후 제주는 중국의 자본과 육지의 자본들이 투입 됐다. 연예인들의 제주살기가 알려지고 한달살기 같은 체험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그런 외지인의 열기 덕분에 제주의 땅과 건물들은 엄청나게 비싸졌고 전통이 남은 고유의 흔적들이 훼손되기도 했다.

수많은 자본들이 들어와 개발되어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그래서 다양한 인프라가 만들어졌고 질적인 면에서도 수준이 높아졌다. 얻는게 있으면 잃는것도 생기며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그만큼 제주는 너무나도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도시의 삶에 지치고 위안과 힐링을 찾아 제주로 가는 내국인들은 그렇다고 쳐도 외국에 살던 사람이 제주살이를 시작한다는것은 참 드문 일이고 힘겨운 도전이다. 로망의 덩어리 제주의 삶은 막상 겪기 시작하면 그것은 현실이 되고 로망은 순간이다. 맑은 하늘과 푸르른 바다와 함께하는 낭만적이고  우아한 모습은 오래가지 않는다. 비바람이 불고 습하고 추운 제주의 하루하루는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태풍이라도 겪고나면 제주의 환상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기도 한다. 그렇게 제주살이를 하다 회귀하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많다.

그런 제주에 외국인이 자리를 잡았다. 외국인이라지만 우리의 피가 흐르는 교포 3세다. 사진작가이자 예술가인 저자 브렌다 백선우는 제주의 돌담에 빠져 집을 짓고 제주에 눌러 앉았다. 책은 저자의 제주에 대한 일기이자 기록이다.

사진작가답게 아름다운 사진들과 제주에 살게 되는 과정과 집짓기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쉽지 않은 일임을 알기에 생생한 그 과정들을 흥미롭게 읽었다. 사실 제주살이가 힘겹다고는 해도 여전히 제주는 로망이고 살아보고 싶은 곳이다. 그래서 궁금했던 내용들다.

저자는 4.3도 잊지 않고 언급한다. 두번 가 본 4.3 평화기념관은 3년전에 처음 가본후 갈때마다 들려보려 하는 곳이다. 제주를 그저 관광지로나 여기는 사람들은 제주의 비극과 아픔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제주는 관광지만이 아닌 누군가의 고향이고 삶의 터전이고 전부인 곳이기도 하다. 그런 제주에서 있었던 4.3 학살사건은 이 나라 역사에서도 가장 지독하고 잔인했던 대학살의 현장이었다. 광주보다도 더 잔혹했던 역사. 그 외면되고 가려졌던 역사가 수면위로 떠오른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그나마도 흐지부지 세월만 흐르다 문재인 대통령이 매년 참석하며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우리가 밟고 다니는 그 땅위에서 과거 누군가의 피가 흘렀음을 기억해야 한다.

저자의 제주살이로 간접경험을 한다. 그 삶은 직접 겪어봐야 알수 있다. 일년살이 아니 한달살이라도 해 봐야 제주를 알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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