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264 : 아름다운 저항시인 이육사 이야기
고은주 지음 / 문학세계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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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120년전쯤 태어난 이육사에 대한 이야기. 이활, 이원록 때론 이원삼. 여러가지 이름을 가졌지만 저항시인 이육사로 기억 되는 사람. 이육사는 말그대로 숫자 264를 이름으로 정해 필명으로 썼다. 264는 그의 첫 수감 번호. 보통 사람이라면 감추고 싶고 지우고 싶은 불길한 치욕의 기억을 그는 이름으로 썼다. 불길한 것은 불온과 닿아 있고 불온은 혁명의 밑바탕이라는 그의 말은 책에 쓰여 있다. 실제 그가 한 말인지는 알수 없지만.. 실제 이육사라면 그러지 않았을까?

80년전 일제강점기 한 여인이 바라본 ,이육사에 대한 연모 어린 이야기이다. 육사의 숨겨진 여인으로 존재하는 여인의 시점으로 책은 흘러 간다. 그의 평전인듯 아닌듯 그가 남긴 시들은 책속에 두 사람의 이야기들과 함께 녹아 들어 있다. 육사의 시라고는 광야밖에 모르던 내게 이 책에 나오는 그의 시들은 지금까지 머릿속에 그려진 그에 대한 이미지를 벗어나기에 오히려 신선하다.

소설가적 상상력은 작가를 육사의 숨겨진 여인이 되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한다. 겪어 본적 없는 일제 치하의 이땅을 상상하고 이육사를 부활시켜 그려냈을 작가의 치열한 상상의 고민은 어떠했을까? 그 흔적은 고스란히 책으로 남겨졌다.

광복74주년. 아직도 끊어지지 않은 일본과의 악연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제국주의의 야욕을 드러내는 현 일본 극우의 뻔뻔함에 국민적 반일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현재의 시간을 맞아 이책을 대하는 마음은 특별하다. 육체는 의열단으로 글로서는 저항시인으로 살았던 이육사의 정신이 아직 이땅 이 나라 사람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며 어려운 작업을 했을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 일식 - 이육사 (문장 1940. 5)

쟁반에 먹물을 담아 비쳐본 어린 날
불개는 그만 하나밖에 없는 내 날을 먹었다

날과 땅이 한 줄 우에 돈다는 고 순간만이라도
차라리 헛말이기를 밤마다 정녕 빌어도 보았다

마침내 가슴은 동굴보다 어두워 설래인고녀
다만 한 봉오리 피려는 장미 벌레가 좀치렸다

그래서 더 예쁘고 진정 덧없지 아니하냐
또 어데 다른 하날을 얻어
이슬 젖은 볓빛에 가꾸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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