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아트 Taschen 베이직 아트 (마로니에북스)
마크 트라이브 지음, 황철희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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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자본의 투자이다, 이를 문화인 척 하는 것은 한갖 변명이다." 

                                                                                         -  엔니오 플라야노 -  

고전부터 근세까지 예술이란 단어는 '부유한' 집단의 '아름다움'을 표방한 행위 결과물을 의미했다.  계충간의 벽은 높았고 후원받지 못한 예술은 그 명맥을 이을수도, 빵 한 조각조차도 얻을 수 없었다. 하지만 시류는 변했다. 민주주의의 도래와  서민경제의 부활은 예술의 가치가 더이상 특수한 집단의 문화적 향유가 아닌,  보통 사람들의 삶이 녹아든 형태를 보이게 된다.  

 하지만 예술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유리 장벽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예술은 늘 군중속에 또다른 집단이 행하는 일의 가치로 치부되기 쉬웠고 예술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죽어있는 작품에 불과했다. 의식의 민주주의적 변환에서 그런 죽은 예술은 존 케이지나 백남준으로 이어지는 살아있는 예술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 책은 우리가 접하고 있는 인터넷이란 매체를 예술의 그 시발점으로 삼고 있다. 예술이 캔버스에서  텔레비전을 거쳐 인터넷으로 넘어오고 있다. 매체의 장벽도 예술가란 직위도 무의미하다. 그저 시공간을 초월한 네트워크 상에 산재된 복합적 문화, 즉 뉴미디어아트가 우리에게 있을 뿐이다.  

'예술은 우리의 영혼으로부터 일상 생활의 먼지를 씻어 낸다.'라고 파블로 피카소는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뉴미디어 아트에선 일상의 먼지조차도 예술이 된다. 웹상을 떠돌아다니는 무의미한 문자들의 집합도 dummy 파일들도, 이름모를 숫자들의 향연도 예술이 된다.   

이 책에서 소개된 뉴미디어 아티스트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사진들을 보노라면 그 아티스트의 웹사이트로 서서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우리 자신을 보게 된다. 주저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그저 읽어보고 웹사이트를 방문해 보라.  우리가 보고 즐기는 모든 인터넷의 피조물들이 다 예술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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