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잠재력, 생체시계의 비밀 EBS 지식채널 건강 3
EBS 생체시계의 비밀 제작팀, 장혜진 지음 / 지식채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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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갖 자기 계발서와 경제 서적이 난무하는 베스트셀러들. 하지만 그 속에서 『백년 허리』,『다이어트 사이언스』같은 건강 분야의 도서들은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런 수요에 발맞춰 식습관, 운동, 면역, 다이어트 등의 분야를 다루는 다양한 건강 서적들이 출간되고 있다. 요즘에는 몸 상태를 진단하는 방법과 치료 방법을 다룬 책, 운동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는 내용의 책, 식습관의 중요성과 일상생활에서의 실천 방법을 알려주는 책 등이 유행하고 있다.

 내가 고른 '건강 잠재력, 생체시계의 비밀'이라는 책은 독자의 공감을 유도하기 위해 생활패턴이 망가진 현대인의 모습을 주로 다루고 있다. 고칼로리 야식과 과도한 카페인 섭취, 수면 패턴을 방해하는 야근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사회 모습을 바라보고, 건강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생체시계'라는 새로운 관점을 소개한다. 생체시계라는 주제는 과학적인 설명이 많아서 자칫 어렵다고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위의 장점과 더불어 다양한 자료의 활용으로 독자에게 건강 정보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이 책은 목차에서 part1부터 part5까지 다섯 파트로 구분되어 있다. 하지만 내용의 흐름 측면에서 보면 네 파트로 나눌 수 있다. 순서대로 생체시계의 개념, 다양한 사회 모습, 생체시계를 지키는 방법, 생체시계의 활용으로 나뉜다. 전체적으로 순차적인 내용 전개가 나타나며 글의 순서를 따라 점진적으로 심화되는 내용 전개 방식은 누구라도 손쉽게 책을 이해할 수 있도록 쓰였다.

이 책의 장점 중 한 가지를 꼽으라면 단연코 '다양한 자료의 활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ebs 다큐를 원작으로 집필되었다. 그 특성상 다큐에 있는 모든 인터뷰와 장면은 마치 책을 위한 황금의 보고와 같다. 그리고 책의 저자는 역시나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책을 읽다가 심심하다 싶으면 사진이 나오고, 챕터의 시작과 끝에는 항상 전문가의 인터뷰가 인용되었으며,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한 표와 그래프는 강제로 독자를 이해시켜준다. 오죽하면 내가 책을 읽으면서 컬러 인쇄료를 걱정했을 정도이다. 그만큼 이 책의 자료 빈도수는 압권이며 가장 큰 장점으로 손꼽힌다.

 매력적인 부분은 소재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책을 선택할 때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는 소재이다. 생체시계, 단어만 들으면 어우 벌써 책을 집어넣고 싶어진다. 평소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면 생체시계가 우리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잘 모를 것이다. 그러나 책을 펼치면 우리의 태도는 순식간에 달라진다. 생체시계가 다루고 있는 내용은 아침형·저녁형 인간, 야근과 야식, 수면 등 우리의 일상생활과 아주 밀접한 내용이다. 평소 생각해 보지 않았어도 금방 관심이 가는 내용일 것이다. 책을 한 장씩 읽으며 페이지를 넘겨보면 '재밌겠네?'싶은 내용이 계속 등장한다. 아마 시간이 충분하다면 당신은 part2부터 part4까지 독서 삼매경일 것이다. 이처럼 생체시계는 독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라고 볼 수 있다.

 책에서 보완되어야 할 내용은 part4의 내용이 너무 단조롭다는 것이다. 내용 전개 방식이 '생체시게에 악영향을 주는 상황 -> 잠 잘 자고 햇빛 잘 받아라'로 함축된다. 물론 뇌리에 잘 기억된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내용이 과도하게 예측되기 때문에 흥미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더 크게 느껴졌다. 위의 두 가지 방법 이외에 다른 해결 방안을 추가하거나 전개 방식을 다채롭게 했다면 내용이 더 풍부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은 서적 사이트에서 세일즈 포인트 199점, 평점 8.0으로 판매량은 적지만 호평을 받은, 마치 나만 아는 맛집 같은 책이다. 주로 40대 여성층이 이 책을 구매했다. 서적 사이트에 따로 올라온 평가는 없었다. 개인적으로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볼 때 이 책에서 생체시계를 지키는 방법으로 소개된 수면은 애로사항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인들은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나 지금이나 과중한 업무는 야근을 유발하고 이는 수면의 방해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규칙적인 잠을 권고하는 해결 방법은 현대인의 고충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본다.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운동, 식생활 같은 또 다른 방법도 소개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은 2009년에 출판된 책으로 꽤 오래되었다. 이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 예로 책의 내용에서 '생체시계는 이제 막 연구되고 있는 단계…'라고 나오지만, 2017년 미국의 과학자들이 생체시계와 관련된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을 정도로 생체시계와 관련된 연구는 꽤 진행된 상태이다. 추후에 최신 연구를 반영한 내용으로 신간을 발행하면 어떨지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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