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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 - 당신이 믿는 역사와 과학에 대한 흥미로운 가설들
맹성렬 지음 / 김영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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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사실, 혹은 기록으로 남겨진 것들은 지극히 당연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는 그렇게 느껴져 왔을 뿐, 그 자체가 확고한 진실은 아니다.

마땅하게 여겨져 왔던 것들을 속속들이 파헤쳐 보는 '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45억년 전 광활한 우주에 지구라는 행성이 등장했다. 그리고 그 지구의 45억년을 1년이라고 가정했을 때, 인류는 1231일 오후 5시쯤 등장했다. 하루가 저물어가는 시점에 등장한 인류는 현재 지구에서 가장 위에 존재하는 생명체가 되었고, 이들은 발전과 발명을 거듭해 나가며 기록의 역사를 써내려 갔다. 그러면서 인류는 그들이 안다고 하는 것, 믿는다고 생각하는 것들에는 의심할 여지도 없이 확고한 고정된 관념을 가지게 되었다. 고정된 관념이라 하면 으레 신에 대한 숭배, 사사로움에 사로잡힌 편견 같은 것들이 떠오르겠지만,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역사적, 과학적 사실도 때로는 고정관념일 수 있다. 여러 방향에서 합리적 의심이 제시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주류라는 학설에 밀려 비주류가 된 케이스들도 많다.

 

 이제 막 오후에 눈을 뜨기 시작 한 인류의 기록들이 마냥 정답만은 아니라는 것을 한번쯤은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보다 지구는 훨씬 이전 부터 존재를 계속해 왔으며,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사실들 보다 더 많은 것들이 기록되지 않은 역사의 뒤편에 남겨져 있다. 아무 것도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지만, 때로는 문제를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세상에는 작지만 큰 변화의 바람들이 불어오기 마련이다.

 

 당연하게 생각하는 역사적, 과학적 사실들은 무수히도 많다. 1592년에 콜럼버스가 대항해를 나선것 부터 태양은 매일 아침 동에서 서로 뜬다는 사실까지. 우리는 여러 교육의 현장에서 많은 것을 보고 읽고 느껴왔다. 하지만 이런 경험들 속에서 지식이나 사실이라 불리는 것들을 받아 들일 때, '이것이 과연 믿을만한가?'와 같은 합리적인 질문을 던져본 적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저 받아들이기에 급급했기에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과정을 스쳐 지나갔을 수도 있다. 이에 '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은 인식에 대한 새로운 길을 제시함과 동시에 인식 되어진 것들을 180도 뒤집어서 생각해보는 방법을 제시한다. 방법이라니 어려운 기술로 와닿지만, 이는 사실 무언가를 받아 들이는 과정에서 '이것이 과연 타당한지' 혹은 '정말 이게 사실일까?'와 같은 합리적인 의심을 해보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미처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이나 첨단 과학 지식을 통해서 마땅하게 여겨지는 지식에 대한 반론을 제기한다. 무엇보다도 이런 반론의 등장이 가능한 까닭은 저자의 호기심 덕분이다. 잠시 서평에 여담을 더하자면, 이 책을 받기 전 바로 읽은 책에서 맹성렬 교수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맨 처음 제목과 저자명을 봤을때 내심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외계지성체의 방문과 인류종말의 문제에 관하여'에서 맹교수의 이름이 언급되었을 때도 느꼈던 바인데, 국내에 몇 안되는 새로운 시각으로 학문을 바라보는 학자인 것 같다. 스스로도 호기심을 주체 못하는 학자는, 자신과 같은 이들을 위해서 혹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 호기심이란 바람을 불어 넣어주기 위해서 이 책을 써내려 갔다. 해외 학술지, 사례, 논문 등 정보의 경계를 허물며 그가 찾아낸 새로운 사실과 지식들은 이제껏 그렇게 여겨진 것들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책은 미라에서 발견된 코카인에서 천재 물리학자의 초능력 이론까지, 역사와 과학을 넘나들며 다양한 사실들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접근을 제안한다. 또한 이 책은 저자가 단순히 알아낸 사실, 밝혀진 진실에만 집중해서 읽기에는 아쉽다. 챕터가 끝나는 부분마다 저자의 개인적인 견해와 사실을 밝혀나가는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길 바라는 개인적인 바램이 담겨져 있다. 그렇기에 이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도 아니며, 그렇다고 주입식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여느 책들과는 다르다. 책 장을 넘길 때 마다 들이닥치는 새로운 사실과 합리적인 의심들의 연속을 들여다 보면 그 속에는 고민하는 내가 있고, 나와 고민을 함께 나누는 저자의 진심어린 마음이 담겨져 있다.

 

 책 속에는 여러 과학적,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의심을 제기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UFO와 관련된 부분이었다. 얼마전 접한 책이 담고 있는 내용과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지금은 비주류라 하는 것들이 여러 학자의 생각이 담기고, 또 모인다면 언젠가는 하나의 구체적인 학설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한 개인이 가지는 고정된 관념들이 모이고 모이면 그 또한 언젠가는 하나의 정설이 될 수 있으니, 언제나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인식함에 있어서는 경계하고 거듭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론 과유불급이라고 적절한 수준을 유지해야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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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틴 피스토리우스.메건 로이드 데이비스 지음, 이유진 옮김 / 푸른숲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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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눈을 뜨면서 깨어 있음을 느끼곤 하지만, 이는 육체적인 감각에 불과해 보인다. 정신적으로 살아있다는 생생함을 느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몸은 이미 깨어있어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을 느낀다거나,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라는 존재 대신 사회 속에 포함된 누군가로 제 몫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개개인의 개별로 존재하는 우리는 스스로를 느끼고 인식하고 바라볼 수 있다. 육체와 정신을 자기 스스로 인식하고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복된 일이다. 하지만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이란 존재는 어김없이 우리들을 무감각의 세계로 이끌어주고 있다. 일상이 주는 반복이란 틀 속에서 무료함 혹은 숨 가쁨을 느끼는 당신이라면 지금 이 책을 건네주고 싶다. 생의 흐름 속에서 생의 끝자락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책, ‘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Ghost Boy)'가 되겠다.

 

#1. 이 책은 저자(마틴 피스토리우스)의 실제 투병기를 바탕으로 써진 책이다. 주인공 마틴은 열두 살이 되던 해, 갑자기 알 수 없는 병으로 사지가 마비된 채 식물인간이 되었다. 그 후 4년이 지난 어느 날, 암흑 속에서 희미한 빛을 보듯 기적처럼 의식이 돌아온다. 하지만 눈동자조차 깜박일 수 없기에 그 누구도 마틴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할 줄 안다는 걸 눈치 채지 못한다. 그렇게 절망과 수치심으로 뒤덮인 10년 가까이를 보낸 뒤에야 마침내 그가 회복되었다는 것이 발견되면서 마틴의 삶 앞에 새로운 기적들이 펼쳐진다. 투병을 하고 이를 극복해나가는 마틴의 삶을 통해서 끊이지 않는 도전 정신과, ‘나를 내 안에 한정시키지 않으리라는 인간 존엄을 전하기도 한다.

 

#2. 사실 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라는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땐, ‘이거 제목이 너무 단호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딘가 모르게 딱딱하고 심각하게 와 닿았던 것이다. 이런 생각과 함께 책을 읽으면서는 마틴과 엄마와의 관계에 집중하며 엄마와 아들 간의 갈등에 대해 살펴보려 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와 닿은 것은 부모 자식 간의 갈등이라기보다는 마틴과 마틴의 충돌이었다. 의식을 되찾고 자기의 존재를 표할 수 있을 때까지 나아가는 마틴의 멀고도 먼 투병기를 보면서 인간 승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엄마가 마틴이 죽길 바랐던 것은 엄마와 마틴 간의 갈등이 아닌 지금의 마틴이 있기까지 그를 움직이게 했던 원동력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기도 했다.

 

#3. 세상에는 수많은 영웅담이나, 자기 극복 사례로 가득하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엔 반드시 극적인 순간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마틴도 이들과 같을까? 이에 나는 마틴은 그러한 영웅 혹은 극복한 사람들과는 다른 궤도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마틴의 삶에는 극적인 순간이 있기 보다는 조금씩 천천히 일궈나가는 보람이 있다. 그런 면에서 나는 마틴에 대해서 굉장한 친근감을 얻을 수 있었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그의 삶을 응원하게 되었다. 또한 끼워 맞춘 듯 한 느낌이 다분한 극적인 스토리가 없기에 읽는 데 부담이 별로 없어서 좋았다. 지극히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면서 사랑, 우정, 도전 등 보편적으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다시금 곱씹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다주는 책이다.

 

살면서 경험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지만 내가 겪어볼 수 있는 경험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런 경우에 종종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 새로운 영감과 도전의식을 얻곤 한다. 이는 곧 깨어있음을 느끼는 새로운 방법 중 하나로 다가온다. 원인모를 병이 가져다주었던 생의 끝자락에서 다시 생의 보람을 느끼기까지 끊임없는 노력을 한 마틴을 통해 건강한 육체가 있음에 감사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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