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사랑한 천재들 - 백석·윤동주·박수근·이병철·정주영
조성관 지음 / 열대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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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2005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모차르트와 진기한 교감을 바탕으로 2007년 출간한 시리즈 첫 번째 책인 ‘빈이 사랑한 천재들’을 시작으로 프라하·런던·뉴욕·페테르부르크·파리·독일·도쿄를 거쳐 13년간 이어진 기나긴 여행 끝에 열 번째이자 마지막 책이자, 저자의 도시와 그 속의 천재의 발자취를 찾는 장대한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는 책이기도 해요.

 

한 마디로 ‘도시가 사랑한 천재들’ 시리즈는 오스트리아 빈을 시작으로 서울에 이르기까지 천재들이 태어나고 활동한 장소를 직접 탐사하며 그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들여다보는 문화예술 기행기라고 할 수 있겠어요. 이 시리즈에서 저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클림트와 프로이트를, 체코 프라하에서는 카프카를, 미국 뉴욕에서는 앤디 워홀과 백남준 등을 발견하고, 인간 그 자체에 대한 탐구뿐만 아니라 그들이 흔적을 남긴 도시를 걸으며 삶을 들여다봐요.

 

이번 서울 편에서는 시인 백석(1912)과 윤동주(1917)부터 '나목'의 화가 박수근(1914)과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1910) 그리고 현대의 신화 정주영(1915)까지 서울을 무대로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간 다섯 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이들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이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서촌 골목길과 명동 그리고 덕수궁 돌담길 및 길상사 등 서울 곳곳을 살펴보며 이들의 위대한 성취들을 되새겨 보고 있네요.

 

그렇다면 왜 모두 1910년대 생이면서 서울에서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서울에서 자신의 능력을 만개했던, 이 다섯 명을 서울이 사랑한 대표 천재로 뽑았을까요? 저자는 먼저 천재를 “어떤 인물의 업적이 물질적·정신적으로 공동체와 사회를 이롭고 윤택하게 한 사람”라고 정의해요. 그런 측면에서 식민지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전란과 혼돈·궁핍의 시대를 산 이들 다섯 사람이야말로 객관적으로 봐도 누구나 천재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고 주장해요. 나아가 르네상스 시대 3대 천재 예술가들이 나왔듯 특정시기에 천재들이 쏟아져 나오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1910년대가 바로 그 시기이며, 그러한 측면에서 이번 책은 한국을 일으켜 세운 1910년대 생들에 대한 찬가라고 강조하네요.

 

이렇게 ‘도시가 사랑한 천재들’ 시리즈가 완결되었네요. 완결판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이라는 것도 인상적이고 천재로 소개되어 있는 분들도 인상적이에요.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책의 구성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특히 이 책은 백석이 기자로 일할 때 묵었던 종로구 통의동 하숙집과 길상사와 윤동주의 서촌 누상동 하숙집과 윤동주 기념관, 박수근의 일터와 집터 및 박수근 기념관 그리고 이병철의 생가와 호암미술관 및 정주영의 청운동 집과 하남의 묘지 등 천재들의 자취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서울의 유적들과 연관해서 설명해주는 것이 정말 좋았어요.

 

*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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