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재난 국가
이철승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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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책 제목을 잘못 이해했었습니다.

쌀 재난 국가를 쌀로 인한 재난을 겪는 나라로 오해했었죠.

아마도 이 책을 읽지 않고 제목만 보신 분들은 저와 비슷한 오해를 하실 것으로 짐작합니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이해하는 키워드로 쌀, 재난, 국가를 정하고 키워드를 중심으로 분석,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는 자신의 논리를 펼치기 위해 얼마만큼 방대하게 자료 조사를 했는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고, 우리의 지난 역사에서 이 키워드들이 어떻게 우리 사회에 작용해왔는지를 역사적으로 고증하고 통계자료를 주제에 맞게 분석한 것만 보더라도 책을 읽을 만한 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와 경쟁, 비교의 문화는 어디서 왔고 어떻게 형성되었는가에 대해 저자는 역사 자료의 깊이 있는 분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불평등 구조의 진화 과정을 한반도에서 고대국가가 형성되는 시기부터 현재의 코로나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벼농사 체제가 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그 제도들이 오늘날 한국 사회의 위계와 불평등 구조를 어떻게 형성했는지를 수많은 자료 수집과 데이터 분석에 근거하여 유의미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세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파헤진 과거의 분석과 통찰력으로 현재 한국 사회에 심각한 분열과 구조적 위기를 일으키는 문제들이 결국은 벼농사 체제의 유산들과 긴밀하게 맞닿아 있음을 증명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대안을 고민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줍니다.

이런 종류의 인문학, 사회과학 서적들은 대개 외국의 이론을 빌려와서 우리의 케이스를 억지로 끼워 맞춰서 현실성 없는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쌀 재난 국가는 우리의 역사와 시각으로 기술하고 있어서 대단히 몰입도가 높고 저자의 의견에 적극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분석하고 비판하며 미래를 고민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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