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구 삼촌 산하작은아이들 18
권정생 지음, 허구 그림 / 산하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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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단편영화를 보는 듯한 긴장감과 긴 여운이 남는

권정생 선생님의 용구 삼촌

 

권정생 선생님의 용구 삼촌이 출간 10년의 앞두고 개정판으로 나왔어요.

소를 먹이러 간 용구 삼촌은 그날 해질 녘이 되었는데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아요.

할머니는 용구 삼촌을 기다리고 아버지는 별 걱정 없이 담배를 피우고

어머니는 저녁상을 차리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어요.

암소 누렁이가 혼자 오기 전까지 말이에요.

 

 

                            

용구 삼촌은 서른 살이 넘었는데도 모든 게 서툴고 언제나 야단만 맞아서인지

벙어리에 가깝게 말이 없었어요.

혼자서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던 용구 삼촌에게 언제부터인지

누렁이를 데리고 못 골 산으로 풀을 뜯기러 다니게 되었어요.

주변 사람들은 칭찬까지 했는데 용구 삼촌은 오늘 다시 바보로 돌아가게 되었어요.

 

 

삼촌과 누나와 함께 아무리 용구 삼촌을 불러도 용구 삼촌을 찾지 못하고

동네 사람들에게 부탁하여 모두 함께 삼촌을 나서러 나갑니다.

너무나 따뜻하고 새처럼 깨끗하고 착한 마음씨를 가진 바보 삼촌은

집에서 없어서는 안 될 너무나 따뜻한 식구였던 거였어요.

삼촌 생각에 경식이는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저씨들을 따라 삼촌을 찾으러 나섭니다.

 

 

 

삼촌을 아무리 찾아봐도 대답이 없고 소식도 없어요.

이 그림에서 경식이의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아요.

경식이처럼 이 그림책을 읽는 사람들 표정도 이렇게 변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아, 삼촌은 죽지 않았습니다!!

저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요.

삼촌은 회갈색 산토끼 한 마리와 함께 잠들어 있던 것이었어요.

가는 귀가 먹은 삼촌은 아무리 불러도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고 평화를 즐기고 있었어요.

 

글은 짧지만 긴장감이 가득하여서 읽는 내내 아이들과 두 손에 땀이 나고 용구 삼촌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살았는지 죽었는지 너무나 궁금하게 만들고

삼촌을 찾아 나서는 과정은 읽는 사람도 모르게 눈물을 훌쩍이게 만들었어요.

용구 삼촌이 평화롭게 잠을 자고 있는 것을 보니 읽는 사람도 안도하게 만들었죠.

 

바보이지만 어느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착한 용구 삼촌

그런 삼촌은 가족들에게 누구보다도 소중하고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던 거 같아요.

 

소외되고 부족해도 우리는 모두 소중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해야 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용구 삼촌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 아직도 어디선가 용구 삼촌이 평화로운 잠을 청하고

어딘가에서 열심히 소를 몰고 다니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동안 아이들이 읽어보았던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 금강산 호랑이, 엄마 까투리와

다른 느낌의 용구 삼촌이었지만 긴 여운이 남는 것은 여전히 똑같은 거 같아요.

우리나라 아동문학의 길이 되신 권정생 선생님의 힘이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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