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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하루 대화법
이수진 지음 / 카시오페아 / 2025년 3월
평점 :
이수진 선생님은 교실 속 직업놀이라는 학급경영 테마로 더 널리 알려지신 분이다. 책으로도 출판된 적 있는 '교실 속 직업놀이'는 하루에 한 마디도 나누지 못하고 집에 보내는 아이가 있는 것이 어쩐지 속상했던 나의 고민을 단번에 해결하였고, 그러면서도 아이들의 즐거움과 교사의 성취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해주었다.
하지만 교실속 직업놀이를 학급에서 펼칠 때마다, 이내 내가 바라는 것이-어쩌면 많은 선생님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단순한 한 두 마디의 대화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가 하고 있는 일들과 직업에 대한 격려, 단순히 일의 진행도를 묻는 확인을 넘어서 아이들과 진짜 마음을 나누는 대화를 하고 싶었다.
더군다나 아이들과 직업놀이를 하며 아이들을 채근하게 되거나, 마음과 다르게 지적하고 부족함을 언급할 때 아이들의 표정을 바라보면, 너무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게 됐고, 여러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이끄는 대화 방법도 막연했다.
'선생님의 하루 대화법'은 그런 막연한 어려움과 궁금증에 다시금 따뜻한 해결책을 주었다. 수진샘의 교실에 함께 있는 것만 같은 생생한 대화와 세심한 팁들, 그리고 어떤 상황에든 꺼내 펼쳐볼 수 있도록 다양한 문제 상황을 하나하나 다루고 있는 챕터들은 이미 한 번을 다 읽고 난 후에도 다시 처방전처럼 살펴보게 될 것 같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특별한 자료나 도구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관심과 대화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꼭 기억하세요."(72p)
근무 시간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아이들과의 하루가 잘 지나가야만 선생님의 하루도 평화로울 수 있다. 그리고 선생님의 하루는 대화에서 시작해 대화로 끝난다.
책 속에서 수진샘이 건네는 말들과, 그런 말들을 해야만 하는 중심에 있는 아이의 마음은 오랜 습관으로 굳어진 나의 말들이 얼마나 많이 달라져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 주었다. 이 책을 읽는 며칠, 급식실 옆 자리에 앉아 밥을 먹는 아이들에게 말을 건네며 더듬더듬 연습을 하는 내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책을 맺는 수진샘의 응원처럼, 이 책을 읽는 선생님들의 교실에 즐거움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또 많은 아이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서평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