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차명권 지음 / 한국학술정보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저자는 <길 위에 서다>(2007, 한국학술정보)라는 책으로 한국 기독교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책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는 앞으로 저자가 지향하는 기독교 문학의 탄탄한 영적 기초석을 다진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할 만큼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저자의 깊이 있는 ‘앎’과 ‘삶’이 날(raw) 것으로 묻어난다.

저자는 자신의 글쓰기를 “날 것을 추구하는 영적 메신저”라고 표현했다. 영적 핵심을 포장하고 있는 화려하고 달콤한 것들을 걷어내고, 하나님의 본질적인 메시지에 천착하는 저자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이것은 데이빗 소로우가 월든 호숫가에 집을 짓고 인간의 가장 근원을 탐구했던 태도이며,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고난과 고독을 즐겨하며 그 속에서 참된 구원의 가치를 발견하고자 씨름했던 자세이기도 하다.

“높고 높은 우주를 탐험하는 것보다 내적인 존재 속에 하나님의 진리가 경험되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마음을 쏟는 것이 인간의 더욱 귀한 사명입니다.”

날 것을 추구하는 저자는 이런 까닭으로 늘 하나님의 임재와 하나님의 음성에서 모든 현상에 접근한다. 현상으로 하나님을 해석해내는 여러 신학적, 영적 움직임과는 정반대다. 날 것을 추구하는 것은 외롭고 힘든 길이긴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모습이었으며, 하나님께서 인간을 다루시는 방법이기도 하기에 읽는 독자로 하여금 숙연하게 그 길을 따라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잔느 귀용, 토마스 아 캠피스, 존 번연 등 하나님의 임재를 정면으로 살아낸 영적 거장들의 목소리가 읽는 이의 심장을 뛰게 만들고, 저자의 겸허한 경험이 어우러져 독자들을 어두운 길에서 빛을 만난 것처럼 가슴 벅차게 한다.

날 것은 결국 엄청난 기쁨과 결단으로 읽는 이를 추동케 하는 놀라운 힘이 있다. 그것이 진실의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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