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 신전의 그림자
미하엘 파인코퍼 지음, 배수아 옮김 / 영림카디널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동화책만 읽다가 오랜만에 추리소설을 읽었다. 그래서인지 처음엔 읽기가 더디었다. 백쪽을 읽고나니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책장이 술술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번역서인데도 걸림없는 문장이 좋았고, 내가 좋아하는 이집트신화 이야기여서 재미있었고, 마음이 따뜻한 새라와 카말이란 인물이 매력있어서 책 읽는 즐거움이 더했다. -알라딘 서평단입니다.-

인간의 욕망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가디너 킨케이드는 여주인공 새라 아버지인데 유명한 고고학자고, 새라 역시 아버지의 딸이면서 제자인 유능한 고고학자다. 어느날 가디너 킨케이드가 죽고난 뒤 실의에 빠져있던 새라에게 모티머 레이던이 찾아온다. 모티머 레이던은 새라 아버지와 절친한 친구이며 왕실 주치의이기도 하다.

모티머 레이던은 새라에게  런던의 이스트엔드에서 일어난 화이트채플 사건을 이야기하며 새라가 그 사건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거라며 함께 가자고 한다. 고민하던 새라는 런던에 가서 사건 현장사진을 보게 된다. 사진 속에 보이는 이비스(고대 이집트의 신성한 새 따오기) 이집트 상형문자를 보면서 토트 신을 가리킨다고 말한다. 바로 이 부분이 새라를 이집트로 향하게 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모티머 레이던 박사의 음모다. 이때까지 난 레이던 박사의 음모를 몰랐다.

영매로 알려진 프랑스 친구 뒤 가르, 경위, 대위 등 이집트에 갈 탐사단이 꾸려지고 새라 일행은 이집트를 향해 출발한다. 가는 도중 사람들이 다치고, 죽고... 정신적인 친구였던 뒤 가르마져 죽게 되면서 새라의 고민은 깊어진다. 분명 범인은 자신들 가까이 있지만 누군지 짐작할 수 없으니..이때 난 잠깐 카말이 범인일까 그런 생각을 했다.

토트 신전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새라와 카말은 서로를 알아가며 의지하고 돕는 관계로 발전한다. 더욱이 카말의 선조(투아레그족)들은 토트의 비밀을 지키는 일에 목숨을 걸었고, 카말은 그 부족의 족장임이 밝혀지면서 둘 사이가 더 가까워진다.

그리고 토트 신전에 도착했을 때 지금까지 화이트채플 사건이며, 탐사대가 당한 사고는 모두 레이던 박사의 음모임이 들통나고.. 레이던 박사가 그토록 지니고 싶었던 '라의 불'은 새라와 카말의 지혜로 막을 수 있었다. 새라는 다시 런던으로 돌아가고, 카말은 족장의 자리를 지킨다니 안타까웠는데.... 나중에 카말이 런던으로 와서 새라와 멋진 인연을 가꾸어갈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책을 덮고도 새라와 카말의 모습을 떠올리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소설 속 인물이지만 현실에서도 이런 인물을 만날 수 있다면 행복할 텐데....

이집트는 참으로 신비로운 신화를 많이 지닌 나라다. 그 역사를 제국의 욕망으로 상처 입힌 로마인, 그리스인, 터키인, 프랑스인, 이 책의 배경이 되고 있는 영국인. 다행스럽게도 탐험대장인 영국인 새라는 제국인으로서가 아니라 고고학자로서 토트 신전에 다가간다. 이 점이 맘에 든다.

그런데 재미있게 읽으면서 '오자'가 나올 때마다 동그라미를 그렸다. 무려 열 개가 넘는데 더 꼼꼼히 살펴야겠다^^

 

**프롤로그에 있는 글을 옮겨 적는다. 새라와 카말이 토트 신전의 비밀을 지키려고 했던 이유가 있고, '라의 불'를 가지려했던 레이던 박사의 어리석음을 알 수 있는 글이다.

이집트, 오 이집트여!

신들이 이 땅을 버리고 떠나는 날이 오리라. 그리하여 너의 종교는 오직 아득한 전설로만 남아 있게 되고 돌에 새겨진 성스러운 말들은 후손에게 아무런 믿음을 줄 수 없으리라. 믿는 자들은 침묵할 것이고 어둠이 빛을 앞지르게 되리라. 어느 누구도 눈을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으리라. 순결한 자들은 바보라고 놀림 받게 되며, 추악한 인간들이 현자로 추앙받으리라. 제멋대로 날뛰는 인간을 용감하다고 높일 것이고 파렴치한 행동을 정당하다고 부르리라. 불멸의 영혼에 관심을 갖는 이는 아무도 없게 되리라.

그런 이유로 나 토트는 신들의 비밀을 여기에 적어놓고, 인간이 이 비밀을 깨달을 수 있을 만큼 성숙해지기를 기다리며 아무도 모르는 장소에 보관해 놓았다. 달의 비밀을 찾아가는 자가 밤의 소로를 걷는구나. 그러나 지혜를 갈망하는 자여, 조심할지니, 암흑 속에 웅크리고 있는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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