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잊지 못할 대한민국 감성여행지 - 테마있는 명소, 천천히 걷는 힐링여행
남민 지음 / 원앤원스타일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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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소개된 여행지들은 ​잘 알려진 명소들로 사람들도 제법 많이 가보았을 장소들이다. 장소에 얽힌 이야기들과 역사 속의 일화들을 잔잔하게 들으며 마음에 담아두었다가 나중에 그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눈으로만 풍경을 담아오는 여행보다 더욱 풍부하고 의미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책에는 40곳의 명소를 소개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가보고 싶은 곳을 몇 군데 골라서 정리 해보았다.

 

 

​한반도 최남단 땅끝마을. 백두대간을 따라 내려온 기氣가 제주도로 건너가기 전에 모인 곳이라서 뭉쳐있어서, 이 곳에서 신성한 기를 받아 새로운 희망을 얻어 갈 수 있다고 하니, 서해와 남해가 만나는 꼭지점을 보면서 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남아공의 케이프타운 '희망봉'을 연상하는 저자의 감성에 더욱 공감이 간다. 진정으로 땅끝에 와봤다고 하려면 '땅끝탑' 전망대에 들러야 한다고 하는데, 몰라서 못가기도 하고 알아도 안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바닷가에 설치된 뱃머리에 올라 남쪽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고도 싶고, 숲속 오솔길을 걸어가면 나오는 맴섬에서 좁은 틈에서 떠오르는 해돋이도 보고 싶고, 모노레일을 타고 경사로를 오르며 마을 전경과 다도해 경치를 바라보고 싶어진다. ​

 

 

순천에는 몇 번 가 본적이 있는데 야경이 멋지다는 순천만에는 가보려다 결국 못가봐서 아쉬운 마음이었는데 책에서나마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다리 다친 흑두루미 '두리'를 10년만에 치료하여 고향 시베리아로 돌려보냈는데 그 흑두루미가 일가족과 친구들을 데거 데리고 돌아왔다는 이야기가 놀랍고 감동적이다. 순천만 갯벌에는 그 외에도 천연 기념물로 지정된 새가 11종이나 날아드는, 세계 습지 중 희귀조류가 가장 많은 곳이라고 한다. ​계절마다 4색 빛깔의 색다른 경치를 연출하는 갈대숲의 장관도 무척 기대된다. 이무기가 살다가 천 년에 한 번 용이 될 수 있는 날 하늘 높이 비상하다가 내려다본 순천만의 아름다운 경치에 사로잡혀 다시 내려 앉다가 그대로 몸이 굳었다는 용산의 전설이 그 아름다움을 짐작케 해준다. 공해물질을 정화시켜 주는 '​하늘이 내린 정원'이라 할 만한다.

 

 

단양팔경 중 가장 동양적 정취를 풍기는 도담삼봉. 그 한 폭의 수묵화를 감상하며 옛 선비와 묵객들이 풍류를 즐기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비오는 풍경, 눈 덮인 풍경, 물안개에 휘감긴 풍경, 일출과 일몰등을 모두 봐야 한다고 하지만 10번을 찾아가도 그 풍경들을 다 보기는 어렵다고 한다. 강 한가운데에 바위 세개가 서있을 뿐이지만 가운데 남편봉과 상류 쪽의 외로운 처봉, 하류 쪽의 사랑받는 첩봉의 모습으로, 첩문화가 있던 조선시대 풍류객들로 하여금 인간사를 생각하며 술잔을 기울이게 해주었을 것이다.

남편봉에 있는 삼도정이라는 정자가 있어 극한 풍치를 자아내 그 절경을 완성시켜 주는 것 같다. 선비들의 시심時心을 자극받아 ​수많은 선현들이 남긴 한시와 그림들을 감상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의 개국 공신인 정도전의 '삼봉'이라는 호도​ 이 도담삼봉에 애착을 갖고 스스로 지은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랑의 섬'인 오동도. 동백꽃이 많이 피는 동백섬이기도 하다. 고려 공민왕 때오동나무가 많이 있던 오동도에 봉황이 자주 드나드는 것을 불길하게 여겨 신돈이 나무를 모조리 베어버렸다는 전설이 있다. 또 섬 곳곳에 울창한 신우대는 하트 모양의 터널도 유명하지만 이순신 장군이 신우대로 화살을 만들어 왜군을 물리쳤다는 이야기도 있다. 섬 가까이에 있는 조선 수군의 중심기지였던 진남관과 돌산대교와 향일암에도 들러보면 좋을 것이다. 여러 산책로들도 좋지만 섬으로 들어가는 긴 방파제길을 걸어들어가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동백꽃이 피는 시기인 겨울과 이른 봄에 오동도로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원앤원스타일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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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내복의 초능력자 시즌 1 : 5 - DNA의 비밀을 풀다! 와이즈만 스토리텔링 과학동화 시리즈
서지원 지음, 이진아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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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텔링 과학동화 빨간내복의 초능력자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이다. 나유식이 계속 질문을 갖는 것은 공부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자세이며, 호기심은 탐구정신의 기본이다. 나유식의 호기심은 ‘기초 과학 원리’를 깨달아 가면서 그 원리를 응용하여 초능력을 사용한다. 초능력을 사용하는 나유식의 신기하고 재미있는 모습을 보며 융합형 과학을 공부하게 해주는 책이다.

 

전편에서 은행 절도범인 이금도와 외모가 바뀌고, 탈옥한 용의자로 쫓기며 마라톤을 하게 되는 나유식. 많은 산소를 들이마셔서 온몸에 산소를 잘 공급해주는 심폐 기능에 대해 알게 되고 초능력을 사용하여 마라톤 선수의 심폐 기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독자들도 마라톤이 인체의 과학이 작용하는 운동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바퀴벌레가 초당 자신의 몸길이의 50배를 달리는 달리기 선수이고 메뚜기는 자기 몸길이의 20배를 뛸 수 있는 높이뛰기 선수라는 것도 초능력으로 이용하여 도망치는 모습이 재밌고 통쾌하다.

여자 친구 송희주에게 정체를 밝히게 되고 처음엔 믿지 않던 희주도 유식이의 눈을 보고 그 말을 믿게 된다. 유식이를 도와주기 위해 비밀요원이라며 나름대로 변장한 희주의 모습에 웃음이 난다.

말구 할아버지와 유식이는 변장을 하고 범행현장인 은행에서 과학수사대원들의 이야기를 엿들으며 수사 상황을 염탐 하고 경찰이 이금도를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은 현장에서 발견한 범인의 머리카락을 DNA를 뽑을 수 있다며 가져가는데, 어린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DNA에 대한 설명이 들어있다.

홍채 인식 방법으로 가짜 나유식의 신원을 밝히기 위해 말구 할아버지는 가짜 나유식을 찍어오라며 희주에게 특수 카메라를 준다. 카메라가 사람의 눈과 비슷한 구조로 만들어졌고, 카메라가 흔들려도 사진이 흔들리지 않도록 손 떨림 방지 기능이 있는 것처럼 사람에게도 평형감각을 맡고 있는 달팽이관이 있다는 사실도 배우게 된다.

자신의 생일파티를 하는 레스토랑에서 가족을 멀리서 바라봐야만 하는 유식이의 모습은 무척 안쓰러웠다. 빨간 내복의 이름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은 좋은 방법이었다. 선생님도 협조하여 반 아이들이 보석 전시회에 체험 학습을 가게되고 가짜 나유식의 돌 목걸이를 뺐기 위한 작전이 펼쳐진다. 이금도는 위기가 닥치자 다른 사람과 모습을 바꾸려는 초능력을 사용하지만 결국 잡히고 마는데, 이 장면이 매우 흥미진진하여 어린이 독자들은 웃음을 터뜨릴 것이다.

이금도가 나유식에게 전해 준 편지에서 이금도의 사연을 들어보니 어린 이금도의 외롭고 힘들었던 모습 또한 매우 안타깝다. 자신의 도둑질을 멈추게 해주어 고맙다는 말에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도 뭉클해 질 것 같다.

 

(와이즈만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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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바꾸는 착한 마을 이야기 세계를 바꾸는 착한 이야기
박소명 지음, 이영미 그림, 배성호 교과과정 자문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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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을 이겨내고 행복하고 따뜻한 마을을 이루어낸 일곱 마을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 독자에게 희망과 주체의식을 키워줄 수 있는 책이다. 초등 사회 교과과정의 내용과도 연계되는 부분이 많아 자연스럽게 학교 공부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 도시는 브라질 쿠리치바이다. 폐품을 야채나 달걀로 바꿀 수 있게 하는 것은 사실 가장 기본적인 재활용 법이다. 쓰레기를 재활용 할 수 있고 함부로 버리지 않아 도시도 깨끗해질 것이다. 또 270명이나 탈 수 있는 버스는 땅 위의 지하철이라 불리만 하다. 매연도 줄이고 버스전용도로가 있어서 차도 막히지 않는다고 하니 획기적이다. 우리나라의 붐비는 대도시에도 꼭 필요한 버스라고 생각된다. 오래된 건물을 새롭게 꾸미는 것도 재활용의 일환으로, 도시의 수명을 늘리고 벽화를 그려 도시의 풍경을 미화시켜 주는 좋은 방법이다. 쿠리치바가 환경도시로 거듭난 것은 레르네르 시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쉽지 않았을 정책을 정착시킨 것은 그들의 참여의식이 이루어낸 결과이다.

 

두 번째 도시는 태국 푸판. 정부가 이끄는 대로 자본주의 방식으로 농사를 짓다가 빚만 지게 된 농민들은 1987년 생겨난 농민 공동체 인펭네트워크를 통해 자급자족 공동체가 되었다. 가지고 있는 지식을 활용해 농사를 짓고 스스로의 힘으로 살게 되었고, 그들은 이익을 남기는 것보다 행복을 먼저 생각했다고 한다.

 

세 번째 도시 유후인. 조상 대대로 내려온 마을이 사라지는 건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을 고수하여 댐을 짓겠다거나 골프장을 짓겠다는 회사들에 반대하며 마을을 지킨 유후인 사람들. 마을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유지하면서 온천을 개발했고, 시골 온천의 분위기를 잘 살려 현재의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네 번째 도시 방글라데시 조브라. 유누스 교수가 방글라데시의 가난한 사람들을 안타까워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 그라민 은행은 큰 은행에서 자신이 보증을 서고 빌린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빌려 주는 은행이다. 빌린 돈을 제날짜에 꼭 갚고, 땅이 없는 사람들에게만 빌려주고, 활동에 제한이 많은 여성들과 함께 일하라는 세 가지 원칙을 정하고 담보 대신 그 규칙을 따르게 하였다. 돈을 빌리는 사람들이 다섯 명씩 모임을 만들고 어떤 일을 해서 돈을 벌 것인지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의 마음은 정말 신나고 희망에 부풀었을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담보 없이 돈을 빌려주는 ‘마이크로 크레디트’사업은 세상의 편견을 깨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익도 남기고, 빌려준 돈의 99퍼센트를 돌려받았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다. 1977년부터 3년 동안 500가구가 가난에서 탈출하고, 대출받은 600만 명 가운데 58퍼센트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가난한 사람들이 마음에 희망의 씨앗을 품었기에 이룰 수 있었던 일이었다.

 

공정한 노동엔 공정한 대가가 있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세계최초의 공정무역 마을로 만든 영국 가스탕, 거의 모든 일이 협동조합을 통해 이루어지는 마을 이탈리아 볼로냐, 부모와 교사, 아이들이 함께 노력하는 공동육아마을인 우리나라 성미산 마을까지, 서로를 위하는 일이 결국 우리 자신을 위하는 일이 되는 공동체 마을들에서는 생기가 느껴진다. 사람이 주체가 되어 사는 진정한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간다면 세상은 더욱 살만한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현대인들에게 부족해지고 있는 인간의 정서적인 부분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북멘토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http://cafe.naver.com/hanuri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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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인문으로 수를 읽다 융합과 통섭의 지식 콘서트 3
이광연 지음 / 한국문학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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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술은 수 자체를 공부, 음악은 시간에 따른 수를 공부, 기하학은 공간에서 수를 공부, 천문학은 시간과 공간에서 수를 공부해야 한다며, 만물의 근원을 알려면 반드시 수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피타고라스는 세상의 모든 것은 수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음악을 사용해 우주를 묘사하고자 한 피타고라스는 대장장이가 쇠를 내리치는 소리를 듣다가 망치의 무게와 음정의 조화의 비례관계를 발견다는 일화가 있는데, 간단한 정수의 비를 이용해서 음계를 나타내는 ‘피타고라스 순정률’을 만들어냈다. 그가 만든 음정이 오늘날의 8음계라고 한다. 피아노의 건반도 피보나치수로 이루어지고, 피아노 연주에서 듣기 좋은 음정도 황금비에 가까운 진동비율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신기했다. 음악가들이 작곡을 할 때 황금비를 사용하고 피보나치 수를 다양한 방법으로 적용한다고 하니 음악이 얼마나 수학적인지 감탄스럽다.

 

경제 분야에서도 수학이 있다. 금융공학이 발달하면서 많은 파생상품이 생겨났는데, 그 핵심이론이라는 ‘블랙숄즈 방정식’이 있다. 금융상품의 가격결정의 원리를 풀어내는 방정식으로 주식의 현물과 선물, 옵션 그리고 위험이 거의 없는 국채, 리보간 관계식을 세워 옵션 가격을 결정하는 방법을 정립했다고 하는데, 복잡한 방정식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블랙숄즈 가격결정 모델을 구하는 공식이 설명되어 있다.

 

영화 속의 수학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영화 <블라인드>에서 시력을 잃은 주인공이 이용하는 점자. 그 구성은 6개의 점을 가로로 2개, 세로로 3개씩 배열하는데 2⁶=64가지의 서로 다른 배열을 얻을 수 있는 수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그리고 범인을 추론하는 과정에서 명제와 증명으로 참을 가리는 논증 또한 수학을 바탕으로 한다. 기호와 식으로 나타내는 과정들도 보여준다.

 

건축은 당연히 수학을 바탕으로 설계된다. <어반 하이브>, <부띠끄 모나코>등 기하학적 도형과 간단한 수학 규칙이 숨어 있는 프랙탈 구조를 이용한 독특한 건축물을 소개하면서 그 구조에 대해 분석한 설명들을 볼 수 있다. 우리 전통 한옥의 우아한 곡선에는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고루 갖추고 있는 ‘사이클로이드’와 반복 패턴을 수학적으로 연출한 ‘쪽매맞춤’의 원리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데,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어 이해가 쉽다. 고려 왕릉과 석굴암에도 황금비와 금강비를 사용한 조상들의 수학 실력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

 

<묵자>, <장자>, <천자문>, <손자병법>, <삼국지>등 동양고전 속에 나타난 수학도 분석해 보고, 김삿갓의 무한과 관련된 시를 가리켜 수학적 재치가 넘치는 시라고 말한다.

 

7장의 역사 속 인물들이 수학을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단원이다. 이순신의 망해도술, 최석정의 ‘하도와 낙서’와 ‘마방진’, 콜럼버스와 에라토스테네스등 그들의 흥미로운 계산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 단원에서는 황금비가 숨어있기도 하고, 원근법이나 착시의 수학적 원리를 이용하기도 한 명화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 된다.

 

(한국문학사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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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 장편소설
이재운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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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군과의 전투에서 승리하여 전란을 피해 의주까지 도망갔던 조정 대신들을 한양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주었건만, 당쟁에 휘말려 적장과 내통하고 남의 공을 가로채 거짓 장계를 올렸다는 모함으로 반역자로 몰려 고문을 당하는 상황이 어이없고 안타깝다. 그 억울함이 독자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천하가 대임을 맡길 사람에게는 더 큰 고난과 시련을 주어 뼈를 깎는 고통을 준다는 맹자 말씀은 이순신을 두고 한 말이었을까 싶다. 원칙을 지켜 나가는 것이 이렇게 힘들고 양심을 안고 살기가 이렇듯 벅차기만 하다면, 누가 원칙을 지키려 하겠는가.

 

이순신을 구하기 위한 정탁의 현명한 상소문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임금으로 하여금 자신이 자비로운 왕이라 인식하게 만들어 마음을 움직이고 이순신의 장수로서의 공도 인정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상소였다. 그렇게 억울한 일을 겪고도 다시 바다로 향하는 이순신의 모습을 누구라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나라를 믿지 말고 백성을 믿으라는 머리말의 제목이 눈에 크게 들어온다. 역사 속에서 나라가 위태로웠던 시간대들을 보여준다. 백성들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상황들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들이 권력을 장악하는 시대에는 어김없이 나라에 위기가 닥치고 백성들을 지켜 줄 수 없는 무능하고 무력한 나라가 되어 버리는 것을 역사를 통해 배웠으면서 왜 또다시 그런 현상이 반복되는 것일까.

우리가 믿고 의지해야 하는 나랏님이 멀게만 느껴진다. 서민들을 돌보지 않고 모자란 국고를 국민들에게 세금을 거두어 들이는 것으로 충당하려 하고, 권력층의 이익을 보장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역사 속에서 보던 그 상황들과 많이 닮아있다. 임진왜란 당시의 백성들처럼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이다.

 

나라의 주인은 나랏님이 아니라 백성들이다. 백성이 곧 나라의 근본이니 각자 본문을 지키는 것이 스스로 돌보는 법이라는 이순신의 말이 묵직하게 마음에 가라앉는다.

이 시대에는 이순신 같은 영웅이 없는 것일까. 누군가 영웅이 나타나 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다 똑같겠지만 이순신 같은 영웅의 등장을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책이 있는 마을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http://cafe.naver.com/hanuri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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