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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킨 ㅣ 상상의힘 청소년문고 2
샤론 G. 플레이크 지음, 여상훈 옮김 / 상상의힘 / 2014년 9월
평점 :
말레카는 기억력도 좋고 수학도
잘하고 글도 잘 쓰는 아이지만 학교에서 피부가 제일 까맣고 가난하고 옷차림이 형편없다는 이유로 늘 학교에서 놀림을 받는다. 물론 그것은 말레카
자신이 생각하는 이유다.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들이 자신을 괴롭히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자아존중감이 낮기 때문이다. 말레카는 예전엔 피부색이
싫지 않았고 나름대로 자신을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의 놀림을 받기 시작하자 자신의 외모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제멋대로 행동하고 선생님한테도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샤를리즈는 말하자면 일진인 셈인데, 아이들의 놀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샤를리즈에게 친구 아닌 친구가 되는 형태를 취하는
말레카의 처신은 솔직히 잘 이해하기 힘들다. 집단 괴롭힘의 고통을 강자의 뒤에 숨음으로써 회피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숙제를 대신해주기까지
한다. 그 대가로 예쁜 옷을 빌려 입는 것은 그나마 거래가 이루어진 듯 보이지만 그건 샤를리즈의 적선일 뿐이다.
우리의 왕따 문제와 조금 달라보이는
것은 말레카가 스스로 선택했다는 점 때문이지만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문제의 본질은 같다.
새로 온 샌더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신이 자신에게 준 선물인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는 이야기를 해주어 신선한 충격을 준다. 말레카는 선생님을 처음 봤을 때
얼굴의 얼룩을 보고 자신과 같은 처지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과는 정반대로 언제나 당당한 선생님의 모습은 말레카의 정체성에 변화를
가져다주기 시작했을 것이다.
자기 자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자기 걸음걸이에서 시를 떠올리게 될 때까지 말이야. (p 27)
샌더스 선생님이 수업 과제 중
말레카가 쓴 17세기 노예 소녀의 일기에서 가능성을 보게 되고 작문을 계속 하도록 격려해 준 덕분에, 말레카는 이야기 속 주인공 아킬마를 통해
글로써 자신의 에너지를 풀어내기 시작한다.
자신을 걱정해 주는 선생님과
친구들의, 샤를리즈와 어울리지 말라는 조언에도 불구하고 샤를리즈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말레카를 독자들은 답답하게 느낄지도 모른다. 자신을 무시하고, 하기
싫은 행동을 하게 만드는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그들에게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나약한 마음이 문제다. 약자가 복종의
형태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엄청난 사건에 휘말려 정학처분을 받고서도 샌더스 선생님에게 사실을 털어놓지 못하는 말레카의 심리적 고통이
잘 묘사되어 있다.
차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며 용기를
내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말레카의 모습에서 독자들도 마음속의 응어리가 차츰 풀어짐을 느낄 것이다.
인종차별 등의 상황이나 아이들의
사고방식이 우리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감이 있다. 그래서 이야기의 전개 방식이 우리 아이들의 정서와는 잘 맞지 않아 공감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사실 그런 부분들도 책을 통해서 간접 경험 해볼 수 있는 것이 독서의 매력이다.
('상상의 힘'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http://cafe.naver.com/hanurim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