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나이트 -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현대지성 문학서재 4
르네 불 그림, 윤후남 옮김, 작가 미상 / 현대지성 / 201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알라딘과 요술램프, 신밧드의 모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등 많이 알려져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이 이야기들이 모두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여자를 불신하게 되어 신부를 맞이했다가 다음 날 죽이는 일을 반복하는 샤리야르 왕에게 스스로 신부가 되기를 자청한 셰에라자드가 밤마다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 모두 들어있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수세기에 걸쳐 구전된 이야기들에 다른 시대와 장소들에서 다소 우연하게 자료들이 추가된 혼성 작품으로 동화, 기사담, 전설, 우화 등을 포함하고 있다. 아라비아 어로 쓰여진 설화집으로 1001일 동안의 이야기라고 하여 천일야화(千一夜話)’라고도 한다.

 

이야기 속에 이야기, 그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들이 이어지곤 하여 듣다가 지치는 기분이 들 때도 있지만 결국 끝까지 듣고 싶은 궁금함으로 계속 읽어나가게 된다. 이야기 구도와 전개를 위한 액자형식과 이야기가 한참 재미있을 무렵에 멈추고 다음날 들려주는 형식으로, 궁금한 마음을 이끌어 조절하는 고도의 전략은 독자의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샤리야르 왕의 입장에서는 이야기를 기다리는 재미로 무료함을 느낄 새가 없지 않았을까 싶다.

 

억울하게 죽임 당할뻔한 수많은 처녀들을 구한 영웅으로 그려진 셰에라자드를 비롯한 지혜롭고 현명한 여성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남성중심 사회인 중동지역 문학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 또한 이야기들 속에서 알게 모르게 여성에 대한 억압을 느낄 수 있는데, 이를 이슬람 문학의 특징으로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여권에 대한 개념이 그리 높지 않은 것은 이슬람 문학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닐 것이다.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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