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 마션 지오그래피, 붉은 행성의 모든 것
자일스 스패로 지음, 서정아 옮김 / 허니와이즈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수많은 SF소설과 SF영화의 소재로 다루어지며 인류에게 많은 상상력을 제공해 온 화성은 우리에게 꽤 친숙한 행성이지만 자세한 정보를 얻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구와 가깝고 지구와 가장 비슷하지만 춥고 대기가 희박하여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으로 알려져 일반인에겐 그저 사막 같은 붉은 행성으로만 기억되어왔다. 가끔 얼음이나 물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소식을 들으며 막연한 희망을 품곤 했던 지구인으로서는 이번 탐사로 얻은 화성의 최신 고급 정보들에 가슴이 뛰며 오랜만의 상상력이 발동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다채로운 사진이 가득한 화성의 화보집이기도 하다. 상태를 판독하기 위한 위색 영상의 효과이긴 하지만 눈길을 사로잡는 선명하고 아름다운 사진들에 넋을 잃고 감상하게 된다. 거대한 화산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오늘날까지도 화산 활동을 유지하고 있는 살아있는 행성이라는 점에서 더욱 신비롭게 느껴진다.

 

 

북극과 남극의 빙관의 존재는 지구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준다. 두 빙관의 구조와 계절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데 영구 동결된 물로 된 층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드라이아이스로 응결된 후 다시 대기로 승화하는 작용 때문이라고 한다. 지구와는 달리 북극의 빙관이 더욱 규모가 크지만 남극의 빙관이 더 변화가 크다는 점도 흥미롭다.

화성에 얼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처음 발견되었을 때 그 사실은 곧 물이 존재했었다는 의미로 생명의 존재 가능성으로 비쳐졌었다. 지구의 해안선과 비슷한 지형이나 강과 계곡과 수로의 흔적들은 우리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해왔다. ESA가 발사한 마스 익스프레스의 화성 지하 및 전리층 탐색 결과 북부 평원의 성분이 밀도가 낮고 가벼운 퇴적암이나 얼음과 암석의 혼합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화성의 대양 가설’을 뒷받침하게 되었다고 하니 앞으로의 탐사활동에 대해서도 무척 기대가 된다.

 

  

화성에 대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화성의 계절과 기후 변화라고 한다. 밀란코비치의 주기에 따르면 세차운동에 의해 지구는 지금 대빙하기 사이에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빙기와 빙기 사이의 간빙기에 있다. 자전축의 경사가 큰 편으로 계절 변화가 뚜렷하고 경사가 줄어들면 계절 변화도 희미해질 것이다.

화성의 주기는 지구보다 훨씬 더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는데, 지구의 달처럼 큰 위성이 없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요동’현상을 진정시킬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화성의 빙하기는 자전축 기울기가 최소화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게 되면 지구의 빙하기와는 공통점이 없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이 된다.

 

생명체 발견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1970년대에 표지 분자 방출 실험이나 1996년 발견된 생명체의 화석이 화성의 운석에서 유기물이 만든 생물 활동에 의한 구조물이라는 것을 밝혀내고 2004년 화성의 대기에서 다양한 농도의 메탄을 발견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긴 했다. 많은 의혹과 의문들이 제기되어 왔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결론을 얻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화성만으로도 천문학의 비밀을 꿰뚫어볼 수 있다는 천문학자 케플러의 말처럼 가까운 곳에 숨어있는 우주의 신비를 풀 수 있는 수수께끼의 열쇠를 발견하지 못한 채, 인류는 먼 우주로 보낸 탐사선들처럼 무한한 공간 속을 한없이 헤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구와 우주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보다 발전된 모습으로 섬세한 화성 탐사가 하루 속히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은 모두의 공통된 희망일 것이다.


(허니와이즈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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