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오스트로 백작부인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12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번 편에서는 라울 당드레지라는 이름으로 살던 스무 살의 패기 넘치는 청년 뤼팽을 만날 수 있다. 인생의 방향을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지성과 재치, 민첩함과 근력 등의 재능을 계발하며 성공할 기회를 꿈꾸던 청년이었다. 빈틈없고 완벽한 이미지로만 알았던 그의 스무 살 시절의 모습은 사랑에 순수하고 열정적이면서 한편으론 이기적이기도 한데 그런 모습들이 왠지 더 인간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지방 귀족들의 비밀 회합 장소를 엿보다가 그곳에 잡혀온 미모의 여인이 모함을 당하고 위험에 처하는 것을 라울이 목격하게 된다. 24년 전과 모습이 똑같다며 비밀 회합에서 초상화와 사진들까지 증거로 내세우며 주장했던 이야기들이 모함인지 진짜인지 궁금하게 하기도 한다. 아름답고 정숙한 이미지에 신비롭고 우아한 매력의 칼리오스트로 백작부인. 누구든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여인으로 느껴지는, 작가의 섬세한 표현들에 감탄하게 된다. 아름다운 자태에 이미 첫 눈에 반했기에 그녀의 결백을 당연히 믿었을 것이다. 그렇게 그녀를 돕기 위해 행동하면서 인연을 맺게 되고 모험이 시작된다.

 

라울과 조제핀 발사모. 우아한 두 도둑은 잘 어울리는 커플처럼 보이면서도 처음부터 어딘가 불안한 예감을 안고 있었는데, 그것은 그들이 같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서로 적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시작은 순수한 열정이었지만 비밀스러운 그녀에게 조금씩 실망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서로 사랑한다는 것이 오히려 더욱 위험한 관계가 되어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숨겨진 보물을 찾기 위해 수수께끼 같은 단서들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라울의 능력이 발휘되고 스스로도 자신의 스타일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는 듯하다. 신분을 이용해 재산을 증식하고, 탐욕을 위해 결탁한 권력 계층의 이야기가 역사적 사건들과 맞물려 보다 넓은 스케일을 보여준다. 자신의 첫 모험인 이 보물찾기 게임에 지나치게 매료되어 흥분하는 모습이나 젊은 혈기에 행동이 너무 앞서는 듯한 모습들이 그가 아직 풋내기임을 나타내주어 웃음나게 하곤 한다.

 

정의를 위해 애쓰는 주인공보다 악당 같은 면모를 가진 주인공에게 독자들은 더 매력을 느끼곤 한다. 선과 악, 두 가지에 모두 마음이 끌린다고 했던 뤼팽다운 행동들이 그의 매력을 더하는 것이다. 비록 이번 이야기에서는 조금 덜 다듬어지긴 했지만 처음 설정된 인물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코너스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