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클락 - 세상 모든 생명체를 지배하는 생체시계를 찾아서
러셀 포스터.레온 크라이츠먼 지음, 김한영 옮김 / 황금부엉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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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늘날 모든 산업에서 표준화된 24시간이라는 인공적인 리듬은 우리의 기본적인 생명 활동과 충돌을 일으킨다고 한다. 기본적인 생명활동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현대 생활의 그 근본적인 딜레마를 해소할 수단을 제공하고자 하는 희망이 담긴 책이다.

생체시계는 신체의 생화학 작용이 제시간에 질서 있게 진행되도록 해준다. 그 덕분에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들은 빛, 온도, 습도, 자외선 방출과 같은 환경 속에서 리듬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일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불미스런 사태를 막아주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전기로 밤이 낮이 되고, 중앙난방으로 겨울이 봄이 된 시대에서 인간은 현대적인 시계를 지배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지배를 받고 있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에게는 30억 년도 더 된 생체시계가 있고 모든 유기체는 적절한 상태로 적시에 적절한 곳에 있으려면 다가올 일몰과 일출을 어느 정도 예상해야 한다. 생물의 시계 주기는 종에 따라 22시간에서 28시간까지 다양하며, 일출과 일몰 같은 특정한 신호에 의해 동조를 유지한다.

벌의 시간관념은 시간에 대한 기억이나 판단이 아니라 체내에 존재하는 생체시계로부터 만들어진다. 우리처럼 태양 주기에 따라 매일 재설정되는 일간주기 시계가 있는 것이다. 일간주기 체계가 망가진 후에도 동물들은 여전히 지속기간을 계산할 줄 아는 신비로움을 보여준다.

 

쥐의 SCN(시교차상핵)을 제거하는 실험에서 쥐들의 24시간 행동 패턴이 사라졌고, SCN의 전기적 활성을 측정한 결과, 24시간 주기로 안정적인 리듬을 생성하는 자립적 진동자임이 밝혀졌다. 간상세포와 원추세포 외에 다른 광수용체가 있다는 사실은 의학에서 시각장애인의 일간주기 연구와 연결되어 실용적인 가치가 있다.

 

단백질의 합성과 분해에 의해 발생하는 리듬이 빛에 동조하여 일주기에 가까운 사이클로 순환하고 그 리듬 정보가 어떻게 유기체 내부의 다른 생화학 과정들에게 전달되었는가를 분자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일간주기 체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가장 중요한 행동은 단연 수면이다. 적도 근처에 사는 유기체들은 빛/어둠 사이클이 거의 변하지 않는 일정한 조건하에서 산다. 수면 장애를 가진 사람은 수면/기상 사이클이 정상인보다 짧다고 한다. 교대 근무자들도 일간주기 리듬이 잠을 방해하여 원하는 시간에 잠들지 못하고 교대 근무와 관련된 생물학적 사회적 문제들이 장기적으로 지속된다. 야간 근무는 열악한 성과와 더 많은 실수를 낳고 야간 근무자의 오전 시간의 사고 위험률도 높다. 교대 근무자에게 가장 열악한 환경인 우주의 승무원들은 의도적으로 생체시계를 변화시켜서 우주로 보내진다고 한다.

수면/기상 체계의 복잡한 구조에 비해 수면 장애를 위한 현재의 치료법은 단지 몇몇 경로에만 의존하고 있고, 그 체계의 일간주기 요소를 자세히 이해한다면 새로운 치료제들이 등장할 것이다.

시차증, 교대지체, 다양한 수면 장애를 완화하는 요법에서는 주로 빛을 이용하는데 빛은 SAD(계절성 정서장애)를 치료하는 첫 번째 수단이기도 하다. 생체 시계에 영향을 미치는 멜라토닌은 포유동물의 광주기 반응을 자극하는 데 매우 중요하고 몇몇 주행성 포유동물에게서 수면을 유발한다. 화학적 치료제로서 멜라토닌을 복용하기도 하지만, 많은 양의 멜라토닌을 장기적으로 투여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한다.

 

자연계의 모든 생물은 생체시계 덕분에 시간을 순간으로 활용한다. 정상적인 일간주기 패턴에서 벗어난 생활은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품고 있다. 우리는 일간주기 매커니즘에 관한 지식을 이용해 ‘24/7’ 세계의 생물학적 피해를 약물, 빛, 또는 작업 환경의 조작 등을 통해 완화시킬 수 있다.

 

 

(황금부엉이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http://cafe.naver.com/hanuri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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