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 신드롬 - 시장사회에서 여자가 깨야 하는
유나경 지음 / 북포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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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신드롬

                                                

저자는 아이와의 대화로 책의 말문을 열었다.

그러니까 진보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 되었으면 하고 변화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거야

그럼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잘못되었다는 말이에요

이 아이의 물음에 선뜻 뭐라고 대답하기에는......

 

진보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에는 ‘progress''advance'가 있다.

모두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적 측면에서 ’conservative(보수)'에 대비되는 단어로 ‘liberal'이 있는데 인습에 얽매이지 않고 개방적이며 자유로움을 뜻한다.

, 진보란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변화를 말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진실을 모르거나 귀찮아서 또는 마음이 불편해서 모르고 싶어 보수의 손을 들어준다. 편을 가르자는 건 아니지만 현실을 냉정하게 살펴 지금 나의 위치가 어디인지 자신의 위치를 인정하고 착각을 멈추는 순간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이 나를 비롯 다른 세상을 위해 행동하게 될 진보가 되지 않을까?

시장사회가 가져오는 또 다른 것은 가치의 변질이다.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 사이의 신뢰나 사랑 또는 독서의 가치 등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인간 사회를 유지하는 좋은 가치들 마저 변질되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가치는 절대 돈으로 사고팔 수 없어야 한다. 가치의 상실은 사람들의 정체성을 흔든다. 정체성의 상실은 곧 인간성의 상실로 이어지고, 세상은 험악해지기 마련이다. 어느것이 옳은 것인지 점점 더 알 수가 없어진다. 옳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도 사람들은 분노하지도 못하게 된다.

미국은 의료민영화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이 기본적인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은 기필코 지켜내야 한다. 누구도 함부로 가져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하는 보편적인 권리와 우리 삶을 가르는 소중한 가치들 만큼은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다. ‘어떻게 사는게 행복한 것인지를 질문하게 하고 가슴을 뜨끈하게 데워야 한다. 함께 살아가기에 가장 중요한 공동체 의식은 따뜻한 가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좋은 엄마가 진짜 엄마다. 힘들 때 옆에 있어 주고 아이와 눈을 맞추며 사랑한다는 표현을 온 에너지로 보내주는 엄마가 좋은 엄마다. 교육 매니저가 아닌 진짜 엄마 말이다. 진짜 엄마라면 학원 뺑뺑이를 돌릴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알려주고 또 어떻게 해야 더 나은 세상이 되는지를 이야기해주어야 한다. 엄마가 깨어나야 행복하다.

경쟁이란 말은 스포츠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스포츠는 같은 규칙에서 시작한다. 사실,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이다. 달리기할 때는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해야 하고, 야구나 축구 같은 팀 경기는 같은 인원으로 룰에 따라 해야 한다. , 경쟁하는 모든 사람이 같은 조건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알다시피 같은 조건이어야 실력을 판가름 할 수 있는 기준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경쟁은 결코 정당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그래서 우리나라 아이들이 꿈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아직 초등학생인 아이들의 입에서 돈이 최고라는 말이 나오고, 앞으로 꿈이 돈 많이 버는 것이란 대답을 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현실을 제대로 보고 희망을 품는 것과 착각으로 인해 가지는 희망은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사회에 대해 불편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말하는 삐딱하다라는 표현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서 있는 자리가 삐딱해서일 수 있다. 그들의 비난에 앞서서 그곳을 삐딱하지 않게 잘 만들어 줘야하지 않을까? 우리는 불평하고 부정적으로 말할 충분한 권리가 있다. 근거 없는 의심이 아니라 객관적 근거를 통해 얻어지는 합리적 의심맹목적 믿음보다 훨씬 더 건강하다. 긍정적이라는 말로 불만을 잠재우려고 불편한 부분을 감수하면서 불편하게 계속 살게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공자는 말했다.

나라에 도가 있는데도 가난하고 천하다면 부끄러운 일이요, 나라에 도가 없는데도 부하고 귀하면 부끄러운 일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 도가 있는가?

다른 이를 위해서 분노할 줄 알아야 한다. 추운 겨울날 높은 철제 빔 위에 올라가 떨어져 죽는 노동자를 위해 슬퍼할 줄 알아야 하고, 그들에게 안전장치 하나 제공하지 않는 기업들에 분노해야 한다. 비싼 대학 등록금 때문에 사회에 나오는 동시에 빚쟁이가 되어 버리는 청년들의 현실에 분노해야 한다. 내 아이뿐만 아니라 옆집아이가 맞이하는 현실에도 분노할 줄 알아야 한다. 도대체 우리는 왜 가만히 있는가? 자발적 굴종으로 돈과 편안함을 손에 쥐기 때문인가? 그 돈과 편안함은, 다른 누군가의 희생으로 얻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사회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기 위해서 송경동 시인의 <꿈꾸는 자 잡혀간다>나 김진숙의<소금꽃나무>, 오월의 봄에서 나온 <노동자 쓰러지다>와 같은 책들을 읽고 노동자들의 현실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가슴이 움직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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