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 학교 눈높이 어린이 문고 93
함기석 지음, 최정인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즐겁고 재밌었다.

조금은 우울하기도 했지만 여러 가지 재미있고 엉뚱한 상상을 해볼 수 있었서 좋았다. 

겁많은 세우를 친구들이 도와 자기 스스로 무서움을 극복하게 해주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도 받았다. 

  

같은 장소 같은 사물도 보는 사람의 시선과 생각에 따라 달라진다.

한 권의 책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히 같은 동화책을 아이가 읽었을 때와 어른이 읽었을 때의 견해차는 더욱 심하다.

어른은 대개 이미 알고 있는 어른의 관점에서, 인물의 성격은 어떻고 사건은 어떻고 하면서

내용전체를 입체적으로 그림을 그려가며 읽는다.

하지만 아이들은 순간순간 전개되는 이야기에 빠져들어 킥킥거리며 읽어나간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면 가끔 느끼는 게 있다.

아이들 눈에 비친 세상와 내 눈에 비친 세상은 확연히 다르다는 거다.

어른들이 말도 안 되는 환상이라고 단정하는 많은 것들을

아이들은 실재하는 현실로 받아들이고 그것에 진지하게 빠져든다.

이 책에 나오는 학교 너머의 초원과 초원에 있는 주전자모양 오두막집은

부재하면서 실재하는 아이들만의 환상공간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이 다니는 현실의 선생님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아이들 눈에는 선명하게 존재하는 아이들만의 자유공간인 셈이다.

거기 사시는 마술사 할아버지 또한 마찬가지다. 그 할아버지는

다른 어른들과는 달리 아이들의 눈과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해준다.

그래서 똘기는 오두막 할아버지를 통해 환상의 세계로 들어서게 된다.

지하실 문을 열고 나가 아름답게 펼쳐진 해변을 발견한다.

그 아름다운 해변풍경은 사실 똘기의 결핍된 욕망의 대리물일 것이다.

현실 속에서 상처받은 심리가 정반대로 투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 설정들을 가만가만 생각해보면 이 책의 내용은

재밌으면서도 슬프게 다가온다. 아이들이 처한

우리의 교육현실을 생각해보게 되어 조금은 우울하기도 하다.

 

그래도 난 이 책 『상상력학교』가 무척 맘에 든다.

전체적인 내용도 우스꽝스럽고 재밌지만 특히 

환상과 현실을 중개하는 여러 소재들이 흥미로웠다.

동화책을 100권 읽으면 그때부터 신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100개구리 인형, 그리고 노래하는 꽃과 아펠리아나무 등등. 

그리고  호호바다, 알섬, 안개눈썹, 좁쌀여우, 소소리바람 등등

아름다운 우리말들도 알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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