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그럽 스트리트
조지 기싱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2014 가디언지 The Guardian 선정 최고 소설 No. 28

“1984”의 조지 오웰이 극찬한 소설가의 최고 걸작


열세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조지 기싱은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 그는 대학까지 갔으나 매춘부 넬 헤리슨을 만나먼서 인생이 뒤바뀐다. 그녀를 매춘부에서 구해내기 위해 대학 동기의 물품을 갈취하여 감옥에 수감된 뒤, 기싱은 소설가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가난한 소설가로서 그의 삶이 고스란히 반영된 작품


그럽 스트리트는 런던에 1830년까지 실제로 존재했던 길이다. 당대 기싱과 같이 가난한 작가, 저널리스트, 통속 소설가 등이 거주했다. 이들의 삶을 통해 문학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가난과 고달픔을 사실감 있게 그려낸다.


그가 100파운드(한국 돈으로 1500만원 남짓)를 받을 가능성은 희박했다. 어쩌면 75파운드. 그만큼이라도 받으면 다음 분기 집세를 낼 수 있고, 2~3주일지언정 잠시 머리를 식힐 여유가 생긴다. 그렇게라도 쉬지 못하면 그는 망가질 것이다. 자기 자신과 가족을 먹여 살릴 다른 방법을 찾든지 아니면 이 삶과 책임에 작별을 고해야 했다.

(…)

만약 그가 자살하면 어떨까? 여기서는 안 된다. 불쌍한 아내와 그녀의 가족들이 그런 끔찍한 일을 겪게 할 수는 없었다. 어딘가 먼 곳에서, 그가 죽었다는 사실은 확실하되 시신은 회수하기 어려운 방법을 택한다면? 이 또한 비겁한가? 그 반대다. 삶이 가난과 비참함뿐이라는 게 확실할 때는, 에이미가 아무리 진정 슬퍼하더라도 그녀의 미래를 생각하면 짧은 시련이다. 그녀가 아이를 데리고 친정에서 지낸다면 그들의 생활비는 버는 부담이 적을 것이다. 일어나야 하는 시간이 오기 전 잠이 한 시간이라도 그를 가엾이 여길 때까지, 그는 밤마다 이 문제를 고민했다.


지금 우리에게 문학의 가치란 무엇일까


문학은 끊임없이 생각하게 한다. 허구 속에서 진실을 탐구하고비참한 인물을 통해 삶의 고달픔을 관찰한다. 기싱은 빛과 그림자가 팽배했던 19세기 런던을 배경으로, 빛나는 발전 뒤에 숨겨진 그림자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그러한 작품은 문학의 가치란 무엇인지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기싱은 발자크, 졸라, 톨스토이 등과 같이 사실주의의 맥을 잇는 다리로 당대 영국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라는 평을 받았다. 이 작품을 읽다 보면, 그 시대에 실제로 있을 법한 인물들의 감정에 숨 막힐 듯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기싱은 타고난 작가이다. 그의 소설에는 생명력과 완전성이라는 필수적인 특성 두 개가 모두 담겨있는 듯하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그의 소설이 사라질 거라고 상상할 수 없다. 이렇게 외치는 사람이 한 두명은 언제나 있을 터이다. “이 사람은 이해했구나!”  버지니아 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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