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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기묘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가슴 훈훈한 이야기!
30여 년 동안 비어 있던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듬 삼인조 도둑
쇼타, 고헤이, 아쓰야는 예전 주인 앞으로 도착한 고민 상담 편지를 발견하고
상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점점 빠져든다. 졸지에 뛰어난 예지 능력(?)을 발휘해
답장 편지를 보내는 세 사람, 이들의 솔직하고 엉뚱한 조언은
뜻밖의 결과를 불러오고 상담자들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보낸 편지는
또 다른 멋진 기적을 일구어낸다.
시간이 멈추고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특별한 공간 나미야 잡화점!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네이버 북카페의 독서토론이었다. 요즘 '작가주의'시리즈를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는데, 그 2탄으로 히가시노 게이고가 선정되었다. 그리고 그의 무수한 작품들 중에서 4개의 후보가 선정되었고, 그 중에서도 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압도적인 표로 선정되었다. 참고로 히가시노 게이고는 인기있는 작품들이 많아서 운영자님께서 후보를 고르는 데에도 힘드셨다고 한다.
평소에는 도서관에서 빌려읽곤 하는데, 웬일인지 이 책은 도서관에 없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서점도 갈 겸 구입해서 읽어보자고 결심하고 서점에 갔다. 작년 겨울에 출판된 최신작이니만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두께였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봤을 때만 해도 표지가 마음에 들어 즐거운 마음이었는데, 그 두께를 본 순간 멈칫하고 말았다. 전공서적 이래로 이렇게 두꺼운 책은 처음 보는 느낌이 들었다. 확인해보니 무려 450페이지에 달하는 두께! 그래도 히가시노 게이고를 믿고 구입했다. 큰 마음을 먹고 책을 읽었다. 그런데 탄탄한 스토리와 개성있는 캐릭터에 매료되어 단숨에 4분의 3을 읽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자,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생각과 이 책을 구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30년 동안 비어있던 다 낡은 나미야 잡화점에 삼인조 도둑 쇼타, 고헤이, 아쓰야가 숨어들면서 시작한다. 그들은 누군가가 잡화점 안에 보낸 편지를 읽게 되는데, 그것은 두 사람의 일생이 달린 중요한 상담편지였다. 처음에는 그것을 무시하려고 했지만 너무나도 진지한 상담요청에 그들은 그들 나름의 의견으로 답장을 쓴다. 그런데 놀랍게도 곧바로 답장이 오고, 그렇게 그들의 편지상담은 계속된다.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마다 스토리도 인물도 제각각이지만 이들은 결국 나미야 잡화점과 아동복지시설 환광원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인물들간의 관계는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버리기도 하는 등 제목 그대로 '기적'을 만들어낸다.
히가시노 게이고하면 '추리소설'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그만큼 추리소설이 많은 작가이니 이번에도 그렇겠거니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히가시노 게이고도 살인사건과 추리물에서 벗어난 훈훈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마지막 장에서의 애매한 결말이 조금 아쉬웠다. 백지편지에 대한 답장을 통해 삼인조 도둑이 깨달음을 얻었으니, 그들이 도둑 생활을 청산하고 앞으로 어떠한 삶을 살게 되었는지가 언급되었으면 더 훈훈한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