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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티커스의 기묘한 실종 사건 - 모든 것은 마드리드에서 시작됐다
마멘 산체스 지음, 김고명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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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소설을 찾다가 발견한 책. 표지와 카피를 보고 선택한 책. 그리고 그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시작은 '마드리드'였지만 마드리드를 벗어나 스페인의 심장부로 구불구불 여행을 떠나게 하는 소설. 그래서 더욱 스페인으로 달려가고프게 만든 소설이기도.

 

나라마다 그 민족의 특성이 있기 마련인데 이 소설에서는 영국과 스페인 두 나라 사람들의 특징이 대비된다. 쉽게 예상할 수 있듯 영국은 '신사'의 나라이지만 다소 무미건조한, 스페인은 논리적이지 않지만 어쩐지 정이 가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렇게 가보지 못한 두 나라의 이미지, 하지만 우리 모두 알고 있는 그 인상들을 아주 디테일한 묘사로 확인할 수 있어서 킥킥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깔깔거리기도 했다. 유럽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을 동시에 풀어놓는 소설을 그린다면 이런 느낌과 비슷할까 하는 조금 엉뚱한 상상도 하게 만들었다.

 

한 젊고 매력적인 영국 남자의 실종 사건의 전말을 다루고 있지만 그 사건은 몇 편의 러브스토리와 결합되어 전혀 무섭지 않은(?) 엉뚱하고도 재미난 에피소드로 전개된다. 한 눈에 반한 여인 때문에 미심적지만 기꺼이 사라져주는(?) 한 남자의 이야기. 그리고 그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과 그가 나타나지 않길 바라는 또 한 무리의 꿍꿍이들. 다들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각자의 입장에서는 다 밥줄이 걸린 문제인데, 독자 입장에서는 이게 전혀 심각하지가 않다. 그리고 우리는 알고 있다. 살면서 어떤 큰 일이 일어나도 우리는 그리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는 걸.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지 않아? 이 책은 그 속담의 실천편 같은 느낌. 청천벽력 같은 일이 줄줄이 일어나는 소설인데 우리가 이 책을 유쾌하게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솔레아의 외할머니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구절이 있다.

사랑에 빠진 걸 남들은 다 아는데 정작 본인은 맨 나중에 가서야 알게 될 때도 있는 법이란다. 하지만 티코 걔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안 그랬으면 널 따라서 그라나다에 오지도 않았을 거고, 이 집에서 콩이나 까고 있지도 않았을 거고, 기타를 배우지도 않았을 거고, 해변에서 걸어 돌아오지도 않았을 거야. 그러더라, 사흘 밤낮을 걸어왔다고. 그게 다 그냥 네 곁에 있고 싶어서 그런 거다. 솔레아야, 걔는 자기가 널 사랑하는 걸 잘 알지만 영국인이라서 여기 풍습이 다르단 건 몰라.”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뿐만 아니라 현실 속 우리 모두 자신의 마음을 잘 모른 채 살아간다. 알고 있더라도 서로의 표현방식, 삶의 배경이 다르면 그 정도 차가 있을 테고. 어쩌면 뻔한 로맨틱 코미디 스토리에서 삶의 모양새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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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티커스의 기묘한 실종 사건 - 모든 것은 마드리드에서 시작됐다
마멘 산체스 지음, 김고명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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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 있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재미‘로 1등이라고 해서 바로 구매! 굳이 비교하자면 ‘오쿠다 히데오‘의 글을 읽는 것처럼 유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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