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한 마지막 열흘
모모이 카즈마 지음, 조찬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만 보고 있어도 애잔함이 묻어 납니다. 
죽음 앞에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함에 그 의미 앞에 숙연해집니다.
'아내와 함께한 마지막 열흘'이라는 문구의 먹먹함으로 책장을 펼쳤습니다.

그렇게 시작 되었다.
의식은 있나요? 묵직하고 갑갑한 침묵이 흐르고, 전화기 너머 ‘없습니다’라는 네글자가 이해 되지못한 메아리처럼 울리면서. 감내하기 어려운 슬픔의 시간이, 희망을 잃어버린 절망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의식이 없다는 사실에 몸과 마음이 무너졌고, 받아들이기 힘든, 아니 이해되지 않은 현실에 의식과 육체는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긴급 후송된 병원에서 지주막하출혈이라는 병명으로 생명의 불꽃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는 더욱 나빠지고 악화되었고 그 끝은 이미 정해진 것이었다.
모두가 기적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끝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이제는 죽음에 대해 생각할 순간이었다.
죽음을 떠올리며 남편 모모이는 사진작가로 삶의 치열한 현장과 분쟁지역을 누비며 누구보다 죽음을 가까이 접하고 목격했던, 그렇게 죽음에 대해 안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기에 언제든 죽음을 마주할 용기와 준비가 되어 있다 생각했었다. 그러나 소중한 사람의 죽음 앞에선 한없이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죽음은 결코 상상했던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아니 잃어가고 있는 사람의 존재가 너무 컸다.
모모이는 함께 했던 시간이 추억으로 자리매김 할 수밖에 없음에, 다시는 함께 하지 못한다는 절망감에, 상실감에 그러면서 더욱 애틋해지는 마음으로 죽음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죽음을 맞이하고 받아들입니다.

우리의 삶도 길이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에게나 삶은 주어집니다. 그것이 ‘절대적인 것인가’, 아니면 ‘상대적인 것인가’는 어떻게 바라보는 시선에 달려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평균수명이 늘어 노인 고령화되는 현실에서 만약 내게 주어진 시간이 열흘이라면? 그 열흘을 어떻게 바라보고 마주하고 대할 것인가? 그 열흘이 너무나 소중해서, 그래서 행복하다 말할 수 있을까?
삶은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곁에 있는가에 달려있음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사랑의 말을 남겨 놓아야 한다는 것을. 어느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 시간이 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죽음과 삶은 다르면서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아내와 함께한 마지막 열흘'이라는 책장을 덮으며 다시 한 번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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