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문대작 - 음식소설
김종서 지음 / 봄이아트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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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금은 한류라고 하지만 고려시대에는 고려풍이라고 했다. 한류중에 가장 어려우면서 으뜸인 것이 음식 한류이다.  '먹방(Mukbang)'이란 용어가 영어화되어 세계적으로 쓰이고 있는 마당에 한국음식을 소재로한 소설이 나와 반갑다.  당대에 가장 입맛이 까다로운 중세의 광해와 허균이라는 인물을 내세워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더하고 임진왜란이라는 어지러운 시대에 음식이 가지는 소중한 의미들을 여러 사건과 얽어 보여준다.  


'천연과 발효' 라는 한국요리의 철학이 향수어린 메뉴들을 등장시키고 소박한 음식들이 오히려 우리 몸에 더 좋았음을 알게 한다.  왕의 밥상은 늘 궁금하다.  궁궐에서건, 전쟁터에서건.

같은 생선인데 전쟁터에서 은어였던 것이 궁궐에서 목어가 되는 코메디도 재미있다.


슬픈 소에 대한 이야기는 또 다른 성찰을 가져온다.  한 그루의 미각만이 놀라운 것이 아니라

소도 사연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


중세 할아버지의 미각과 재주가 지금의 손녀에게 직접 전해져 온다는 설정은 언뜻 비약같지만 실은 긴 시대가 아니다. 임진왜란 당시의 조상으로부터 나는 14대 손이다.  내 안에 그 DNA가 있는 것이 사실이면 한 그루가 그렇다는 것이 그렇게 이상하진 않다.  한 소녀가 요리를 매개로 발전해 나아가는 소설이 번쩍 번쩍하는 의외의 에피소드와 엮여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먹방과 이런 소설을 만들 수 있게 다채로운 요리를 우리에게 물려준 조상님들께 감사한다. 



나라는 작은데 한국인들은 뭔가 좀 큭별한 구석이 있어요.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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