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와 제국 - 식민지말 문학의 언어, 생명정치, 테크놀로지 What's Up 9
황호덕 지음 / 새물결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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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와 제국이라, 인문과학 새책 코너에서 심히 파브르 곤충기적인 제목의 책을 발견하고나서의 첫번째 감상.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융합이 대세라 하더니 사라지는 꿀벌들이 전지구적으로 문제인 이 마당에 곤충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인가? 아뿔싸, 그런데 아니다. 제목에 낚였다. 어라, 근데 낚이길 잘했군. 첫장을 넘기고 목차를 흘끗거리고 서문을 읽어나가는 순간 빠져든 이 책의 정체는 현재까지의 식민지 연구의 총체적 결실이라 할만한 것이었다. 언어, 생명정치, 테크놀로지. 엄청난 밀도로 육박해들어오는 이 육감적인(!) 글들은 식민지 연구서인줄 알았더니 또 단지 그것만이 아니다. 푸코의 계보학적 사유가 어떻게 지금 이곳에서 확장, 심화될 수 있는지의 적절한 예이자, 저자가 어딘가에 써놓은 것처럼 벌거벗은 자들이 양산되는 여기에 관한 분노에 찬, 동시에 사려깊은(이 두 가지를 함께 놓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성찰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읽은 것 중에서는 단연 변비와 설사가 압권! 식민지와 제국을, 동과 서를, 과거와 현재를 종횡무진하는 이 필자, 참 구석구석에서 똥질하는 사람들 잘도 찾아냈다 싶다. 아 근데 너무 빽빽하다. 다 읽고 나면 개인적으로 책 떼기 한번 해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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