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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는 참 외롭다
김서령 지음 / 나남출판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먼저 이  책을 읽게 해주신 나남 출판사분들께 감사드려요..^^

추석전 이 책을 통해 마음의 위로를 충분히 받았답니다.

먼저 전 이글을 쓰신 김서령 선생님이요..이름만 듣고 그냥 머릿속에 남자로 각인되지 뭐예요. 책 읽다 조금 지나서야 아 이분은 남자가 아닌 여자분이구나 했죠..ㅎㅎㅎ

왜 그랬는지는 저도 잘 모르지만 아무튼 이름이 참 이쁘세요.

김서령 선생님의 산문집 참외는 참 외롭다. 서두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장르를 정하기도 어중간한데다 글을 쓴 연대들도 들쑥날쑥이어 참 신선하면서도 의외였어요.

산문집은 사실 그다지 접하지 않았는데 쭈욱 소설들만 읽었던 것 같아요..ㅎㅎ

아무튼 짧은 산문들을 두서없이 모아 놓은 이 책들 나름 신선하네요.

읽으면서 중간중간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어요.

짧지만 소설과는 또다른 읽는 재미가 있네요..ㅎㅎ

외꽃이 하나인 건 원래 둘이었던 것의 결핍이 아니다. 성숙에 이르려면 곁에 아무도 없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기에 홀로됨을 기꺼이 선택한 것이다. 참외는 참 외롭다중 일부분인데요.

너무 마음에 와닿네요. 어쩜 이렇게 글을 맛깔스럽게 가슴에 콕 박히게 잘도 쓰시는지 부럽네요. 중간중간 다른 이들의 문구를 인용해가며 적절하게 글을 쓰셨던데 정말 참 많은 책들을 섭렵하셨구나 싶어 또한 부러웠네요.

전 아직도 멀었네요. 저와는 나이차가 얼추 20년정도 나시는데도 어쩜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느껴지는지..특히 친정엄마 얘기에 관한 한건 너무 피부에 쏙 스미드라구요.

친정엄마와 딸의 애틋함이라고나 할까요? 저 역시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쓰라리고 애틋하고 그래요. 우울에 갇힌 엄마의 멍한 두눈이 하염없이 저를 슬프게 하거든요;;

나목을 내다보는 시간이라는 글에 이런 부분이 있죠;언어적 지성에 갇혀 비언어적 지성의 광활함을 잃어 버렸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한계 안에 갇히고 만다. 습관인지 허영인지 그보다 질긴 업인지.... 그리고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업의 때를 부드럽게 눅여주는 게 바로 저 나목이 주는 위안의 핵심이다. 글쓰는 일은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언어적인 한계를 이런식으로 표현하는 겸허함을 갖고 계시드라구요. 한없이 부러워요.

저 역시 언젠가는 제 이름으로 된 책한권 내는 게 소원이라면 소원인데..ㅎㅎ

아무튼 자연 앞에 우리는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무수한 위안을 얻는 거 아닐까 싶네요.

또한 열사람 아래인 남동생분에게 이런 책을 읽도록 권하는 부분에서 저 또한 꼭 읽어볼 것 하며 메모했어요. 더불어 선생님이 쓰신 [여자전] 꼭 읽어야겠다 각오했네요.

친정 엄마가 자주 쓰셨다는 말 잗다래질.. 저도 배웠네요. 잗다랗다는 꽤 잘다 혹은 아주 자질구레하다 하여 하찮음을 나타낸 말이라는 것을요..ㅎㅎ

그리고 콩을 심자라는 부분에 나오는 콩가루 바가지란 거요. 콩이 이렇게 요긴하게 쓰일 줄은 몰랐네요. 빻은 날콩가루를 국이나 찌게는 물론이고 나물에 넣어 무치면 그 맛이 순하고 선해진다는 것을 여기서 알았네요. 실은 몇달전 시어머니께서 콩가루를 일부러 빻아 주시면서 국 끓일때 조금씩 넣어 먹으면 맛이 색달라진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비릴 것만 같아 한번 쓰지 않고 있다가 그냥 버려 버렸는데 순간 아차 했어요;;

이런 불상사가 아무튼 이 책을 통해 삶의 많은 부분들을 배우게 되네요.

삶이 슬프다는 건 결국 그게 너무 아름다웠다는 뜻가 연결된다. 아름다움의 뿌리는 늘 슬픔에 닿는다. 배고파 헛구역질이 솟는 아이의 눈에도 복사꽃은 난분분 날리였고 전선에서 총을 맞은 군인의 눈에도 배경화면은 복사꽃이 가득 휘날리는 봄날이 깔려 있었다..봄은 어지럽다. 허기지고 춥고 아득하다. 그래서 세상을 한결 아름답게 느끼는 것, 그게 바로 목숨의 신비가 아닐까보냐.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내 정서를 자아내게 하네요. 김서령 선생님 정말 글이 이처럼 아름다울 수가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된거 영광으로 생각해요.

이 책을 덮으면서 진한 아쉬움이 남는 건 아마도 내 삶의 향기가 묻어 나오지 않을까 싶은 바램과 함께 더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싶은 각오가 다져지네요.

참 좋은 책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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