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병권의 이번책 <디아너마이트 니체>를 읽고 Bulletproof 라는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총알도 뚫을 수 없는! 가수 ‘Sia시아’의 ‘Titanium타이타늄’이라는 한때 전세계 ㅁㅊ년놈들의 흐드러진 클럽scene의 주제가가 있는데 거기에 나오는 가사이기도 하다. 불렛프루프. 그 노래처럼 이번 책도 정말 정신줄 제대로 놓고 춤을 추듯 강렬한 몰입감으로 완독했다. 흡사 비밀 고액 과외를 받는 기분이 들어 야금야금 아껴가며 맛나게 읽었다. 니체의 원저는 읽어본 적이 없다. 들어가기가 무척 힘이 들거라는 느낌(선판단) 때문에 시작을 하지 못했다. <니체의 위험한 책,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언더그라운드 니체>를 거쳐 다시 우리에게 비둘기 걸음으로 당도한 이 <다이너마이트 니체>에게 브라보~! 중간중간 비유적 글과 해석으로 갸우뚱 되어지는 부분들도 있었으나, 그보다 더 많은 부분들이 가슴을 땅땅 친다. 고병권은 애초에 자신이 누구라고 생각하는걸까. 이렇게 무언가로 빙의되어 굿을 하듯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 글의 힘들은 대체 그의 삶 어디로부터 나오는걸까. 최근 유투브에서 ‘가난한 철학자’라는 주제로 충북 괴산에서 한 강연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 중에서 자신의 지난 삶들을 들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지점이 좋았다. <다이너마이트 니체>에 의외로 내가 좋아하는 미셸 푸코의 책과 내용들이 주석으로 많이 달려있어 너무 반가웠다. 그래서 그 스스로 푸코빠라고 했던가. 푸코 말년에 대한 내 생각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존재의 미학화 운운하는 푸코가 난 비겁하다고 생각했다. 난 푸코가 자기의 죽음을 앞두고 자기 구원의 차원에서 자기변형/자기배려/자기돌봄/자기수양+수련 등등을 왜 말했을까 조금은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았었다. 그 짧은 생각들이 이 책 222쪽에서 시작하여 몇장을 연달아 형광펜으로 짝~짝~ 줄치면서 나름 해소할 수 있었다. 제일 무서운건 사람의 생각을 좌지우지 하는 ‘힘’일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끔 하는 힘. 그래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시 자신의 삶으로 기필코 걸어 들어가게 만들어 자기 변형의 힘을 자기안에서 꺼이꺼이 길어내게 하는 힘. 그것에 대한 황홀한 경험을 이 책을 통해서 했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