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정리
정지유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7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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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맘대로 키워드 >

: 현대물, 연예물, 달달물, 이웃사촌, 나이차커플, 까칠남, 은둔남, 능력남, 다정남, 작가, 연예인, 쾌활녀, 엉뚱녀, 순정녀, 어린아이, 입양, 스캔들


< 주인공 소개 >


# 박재영(29) : 스타작가

- 드라마 보는 걸 좋아했던 재영은 대학 졸업전에 넣었던 드라마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드라마국에 입성하게 된다. 보조작가로 1년 동안 생활하면서 쓰고 싶었던 대본의 초고와 시놉을 드라마 국장에게 무턱대고 보여준 뒤 바로 편성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고, 그렇게 세편의 드라마로 공전에 히트를 기록해 최연소 스타작가 반열에 오르게 된다. 이번에 시작하는 작품은 이강현을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이였으나 그를 캐스팅하는데에 난항을 겪는다. 도무지 종적을 찾을 수 없는 강현과 다가오는 촬영 시작일로 인해 압박감에 시달리던 재영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기분 전환을 하고 있을 때 한 아이를 만나고, 그 아이의 아빠가 배우 이강현임을 알게 된다.


# 이강현(38) : 배우

- 모델로 데뷔해 단역부터 차근차근 밟아오며 성장한 케이스. 연예인의 연예인이라고 불리운다. 활발한 하던 도중 갑작스레 2년 전에 활동을 그만두면서 죽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두문불출. 형이 5중 추돌사고로 사망하게 되면서 형의 아이이자, 자신의 조카인 하린이가 혼자남게 되자 데려오지만 아이가 형을 죽인 것 같다는 생각에 한동안 멀리 한다. 그러다 자신을 향해 해맑게 웃는 아이의 웃음에 마음을 열어 아빠가 되어주기로 결심하고 대리인을 통해 입양한다. 자신이 아이의 아빠라는 것이 밝혀지면 가십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로 인해 휘말릴게 분명했기에 아이를 보호하고자 은둔생활을 한다. 재영이의 드라마 '불멸의 사랑' 이라는 사극에 주연으로 캐스팅 되면서 다시 세간의 화제로 떠오른다.


< 줄거리 >


썼다하면 대박을 터트리기로 유명한 재영의 작품은 영화만을 고집하는 배우들도 출연하고 싶어할 정도로 작품성이 매우 뛰어났다. 특히나 이번 작품은 배우 이강현을 염두에 두고 썼다고 할 정도였으나, 그를 캐스팅 하는 것에 난항을 겪는다. 복잡한 머리를 식히려 아이스크림을 사러 외출하고 돌아오던 도중 집 앞에 여자아이가 혼자 앉아있는 것을 보게 되고, 아이의 모습에서 맞벌이를 나가 늘 혼자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다. 혼자있을 아이가 신경쓰였던 재영은 자신의 집으로 아이를 데려간다. 아이와 종종 만나면서 아이의 아빠가 이강현임을 알게 된다. 강현은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하린이가 왜 재영이는 경계하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부녀 사이에 들어와 파동을 만들어내는 재영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 감상평 >


비창이라는 작품을 재미있게 읽어서 입장정리라는 소설은 어떤 소설일지 궁금했다. 분홍색 표지에 그려진 아이스크림으로 보아 아이스크림처럼 사르르 녹는 달달물이겠구나 하고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정지유 작가님의 전작 비창은 약간의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의 소설이였는데 이 소설은 무척 밝으면서도 유쾌발랄함이 느껴지는 작품이였다. 여주의 성격도 이 작품 분위기에 못지 않게 무척 밝고, 쾌활하였으나 이 소설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물은 바로 강현이의 조카이자, 딸인 하린이였다. 아이의 해맑은 미소와 발랄함, 그리고 상큼하면서도 순수함은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한껏 상승시켜주었다.


재영이와 있을 때는 무척 해맑고, 참 밝은 분위기의 아이였는데 유치원에만 가면 주눅들은 모습으로 혼자 지내는 아이의 모습이 자꾸 생각나 신경이 많이 쓰였다. 그리고 엄마에게 버림받고, 아빠와 단 둘이서 살다가 아빠마저 사고로 잃은 채 혼자 남았어야만 했던 이야기는 많은 안타까움을 불러왔다. 혼자 남은 아이가 걱정되어 삼촌이 아닌 아빠가 되어주기로 결심하며, 어떻게서든 세상으로부터 아이를 지켜주고자 스스로를 가둔 채 은둔생활을 하기로 결정내린 강현이의 모습은 멋있으면서도 감동적이었고, 다른 한편으론 많이 안타까웠다.


낯선 사람을 경계하면서도 가까이 하지 않는 하린이가 유독 재영이에게만은 왜 경계심을 가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설핏 스쳐지나가기도 했는데, 자신에게 먼저 다가와 말도 걸어주고 따뜻하게 대해주던 재영이의 착한 마음씨 덕분이지 않을까 싶었다. 필터를 거치지 않고 생각한대로 툭툭 내뱉기는 하지만 난 그런 재영이의 직설적인 말투와 실천으로 바로 옮기는 듯한 행동이 좋았다. 그리고 나만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까지 생각해가며 적절한 타협안과 결정을 내릴 줄 아는, 다가오길 두려워하는 강현이 대신 선뜻 손을 내밀어주며 다가올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모습들이 하나하나 좋게 다가왔다.


그리고 엄마가 없다고 그 아이와 놀지말라던 부모들의 모습을 보며 잠깐 화가 나기도 했다. 엄마가 없다고 해서 다 나쁜 아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는데 어쩜 애들 교육을 그렇게 못되게 시켰는지. 그 부모 밑에서 컸으니 애들도 정상적인 사고능력을 가지기엔 많이 모자라겠구나. 싶기도 했고, 그 아이들 곁에서 더욱 상처받았을 하린이가 더 생각났다. 단호하게 내가 하린이의 엄마라고 나서서 아이를 보호하고, 지켜주려고 하는 재영이의 모습이 멋있으면서도 우직해보였다. 그 모습을 통해 재영이가 얼마나 하린이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작가와 연예인이라는 설정으로 중간에 스캔들이 터졌을 때, 심한 스캔들에 휘말려 어떠한 위험조짐이 벌어지지는 않을까 마음 졸이며 지켜봤으나 큰 사건없이 무탈하게 지나가는 것에 안심하며 지켜보기도 했다. 전작 비창도 흡입력이 장난아니였지만 이번 작품도 역시나 흡입력이 장난아니여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흠뻑 빠져 읽었다. 이 작품은 작가라는 직업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공들여야하는지를 잘 알려주는 작품이여서 그 부분이 무척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중간에 재영이가 쓰는 대본은 딱히 나오지 않았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살포시 들었다.


그 부분이 아니여도 내용에 빠져들었을텐데 대본 장면이 들어가면서 더 볼 수 있었던 장면을 못보게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여 약간 아쉬움을 느꼈다. 작가님이 쓰시는 작품은 매번 여러가지의 분위기, 느낌을 느끼게끔 만들어주시는 것 같다. 전작 비창은 칙칙하면서도 약간의 달달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건 밝으면서도 안타까운, 그러면서도 달달한 행복함을 느끼게 끔 해주는 작품이였다. 그리고 재영이와 강현이가 나이차가 좀 많이 났었는데, 두 사람 사이에서 큰 나이차는 크게 느끼질 못했다. 강현이가 좀 더 젊게 사는 무언가가 있거나, 재영이가 나이보다 좀 더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면모가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흡입력과 몰입도, 그리고 자연스러운 스토리 전개. 무엇 하나 빠지는게 없어 재미있게 잘 감상할 수 있었다. 작품을 집필하실 때마다 나날이 필력이 더 좋아지시는 작가님이라 벌써부터 어떤 차기작으로 독자들에게 돌아오실지 기대가 된다. 


< 정지유 작가님께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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