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그림사전
채인선 지음, 유진희 그림 / 초록아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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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둘째는 한창 말을 배우면서 궁금한 게 참 많은 시기입니다.

3살 때부터 이게 뭐예요? 저건 뭐예요? 하고 물어오는 질문이 아주 많아서 5살이던 첫째는 2년이 지난 지금도 둘째에게 궁금한 걸 알려주게 되는 일이 많아요. 둘이서 해결이 안 되면, 저나 신랑에게 달려와서 이거 뭐라고 하지? 물어 그 답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이러한 궁금증에 아주 도움이 될 만한 책이 바로 나의 첫 그림사전 인 것 같아요.









이 책은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잠들기까지의 매 상황을 따뜻한 그림과 그에 맞춰 필요한 단어, 문장으로 옮겨놨어요. 아이들이 늘 마주하게 되는 상황이 그대로 옮겨져 있어서 익숙함과 동시에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책을 넘겨 찬찬히 살펴봤답니다.

이 책은 아침, 점심, 저녁으로 차례를 구분해놓습니다. ‘아침’ 같은 경우 앞부분엔

‘아침에 일어나 인사를 하고 어린이집에 가기 위해 세수, 양치하고 옷을 입어요.’

문장만 봐서는 매우 간단한 상황 같지만, 사실 아이들은 이 속에서 다양한 호기심이 일어나 알고 싶은 것들이 아주 많을 거예요.

인형 친구들은 잘 잤을까? 오늘 아침 간식은 뭘까? 오늘은 어떤 색 양말을 신어보지? 주방에서 엄마가 끼고 있는 저 빨간 장갑은 어디에 쓰는 거지? 숟가락을 써볼까 포크를 써볼까?

이런 사소한 궁금증들은 아마도 온종일 반복이 되겠죠. 아이들 시선에서 궁금해할 만한 요소가 정말 가득한 책이라 같이 보는 내내 아이들도 종알종알 이야기를 참 많이 했어요.

“핑크색 모자네. 내 모자는 노란색인데! 엄마 나 유치원에서 모자 쓰고 산책했는데 모자 위로 벚꽃이 떨어졌어요. 그래서 친구가 떼줬어요.”

모자 하나를 보고서도 아이가 겪은, 하지만 제가 알지 못한 기억을 저에게 차근차근 이야기해줍니다.








색깔, 날씨, 감정표현, 건물, 놀이터, 동물 등등 분류가 잘 되어 있어서 아이랑 다양한 어휘를 접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그 틀 안에서 공통점을 찾거나 비교하며 점점 학습에 대한 확장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 아이가 그랬던 것처럼 모자를 보고서 색깔과 모양을 구분하고 모자에 관한 에피소드를 전해주는 것처럼요.

일단 책 크기 자체도 작지 않고 글자도 시원시원 큼지막한 게 맘에 들어요. 그래서 5살 둘째와는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게 많다면, 글자를 배우는 6, 7세와는 그림에 대한 글자와 문장을 함께 읽어보면서 글을 익혀나가는 데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페이지 보고선 저도 한번 웃었어요.

병원에 가면 아프다고 울 거예요?

조금 울 거예요.

이것마저 아이들 시선으로 바라본 내용인 것 같아 이 장면이 얼마나 귀엽게 느껴졌는지 몰라요.

이 책을 보면서 예전에 장보러 갔던 기억이 새삼 나더라구요. 마트에서 둘째가 브로콜리를 보고서 뭔지 물어봤죠. 첫째가 파프리카! 라고 대답한 적이 있는데 아무리 봐도 둘째 눈엔 파프리카는 아니었나봐요. 그래서 자꾸만 이거 뭐야? 이거 뭐야? 하고 되물어와서 제가 브로콜리라고 아이들에게 알려줬더니 첫째가 민망한지 아니야 이건 파프리카야! 하고 끝까지 우겼던 기억이 나네요. 그럴 때 이 책을 알았다면 이 책을 아이들에게 스윽 내밀지 않았을까 싶어요.

사물을 분별하고 그 속에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찾을 수 있는 [나의 첫 그림사전]은 앞으로도 아이의 어휘 확장을 도와주는 고마운 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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