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고 말해도 괜찮아

싫다고 말해도 괜찮아 - 남의 시선보다 소중한 내 자존감 챙기기
김진희 지음 / 지금이책 / 2017년 12월

책을 읽는 내내 한숨이 계속 나왔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동안 아마 고구마를 한 만 개쯤 먹은 듯한 답답함이 계속 몰려왔으니까. 읽는 내가 이토록 답답한데, 정작 당사자인 작가님은 어떠셨을까? 그동안 관계가 서먹해지거나 차후 일이 두려워 제대로 된 거절 한 번 못 해보고 의도치 않게 ‘쉬운 사람’으로 낙인이 찍혀버려 많은 불편함을 겪은 김진희 작가. [싫다고 말해도 괜찮아]는 작가 김진희의 인생에서 우러나온 경험들을 토대로 어떻게 거절을 해야 하는지, 무엇이 0순위가 되어야 할지에 대해 답답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가 당했던(!) 과거사들을 하나 둘씩 밝히면서, 어떻게 말하면 흑역사인 옛날 이야기들을 보탬이나 제거 없이 낱낱이 수록한 [싫다고 말해도 괜찮아]. 보는 사람마저 매우 답답하게 만드는 작가의 이야기들을 통해 과연 독자들은 무엇을 배울 수 있었고, 또 나는 무엇을 배울 수 있었는가?

 정말 중요한 것은 우선 그들보다 내가 더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각자의 자존감을 챙기는 것이 의사표현을 할 때에 무척 중요한 요소가 된다.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지 않으면, 누가 날 챙겨줄까? 남들과 비교해서 끊임없이 작아지는 자신의 모습보다는, 나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건강한 자존감을 갖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인간관계 속에서 ‘NO!’ 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니 한국 정서상 예의범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윗사람의 말을 따르는 것이 예의라는 것이 지켜져 내려오고 있다 보니 유독 거절하는 것이 때로는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데 [싫다고 말해도 괜찮다] 속 작가 김진희의 고구마 만 개와 맞먹는 에피소드들을 읽다 보니, 거절의 중요성이 새삼 피부에 와 닿은 것처럼 느껴졌다. 상대방의 말을 거절한 것은 나이고, 화라는 감정을 내가 함께 나눌 필요가 없다. 상대방이 무엇이라고 하든, 그것은 정말 ‘당신 사정이야’는 마인드 하나라면 건전하고도 진정으로 편안한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작가의 말이다.

 대인관계에 대해서 이렇게 솔직하고도 직설적인 에피소드들이 가득한 책은 처음인 것 같다. 거절하는 방법에 대해 이론적인 것이 아니라 100%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기 때문에 실화라는 이유로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또 그만큼 와 닿는 이야기들이 아니었을까. 아무쪼록 모두들 이 책을 통해서 거절하는 방법을, 건강한 대인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